우리나라 풍경

[스크랩] 거문도,우도,소매물도,청산도, 그곳에 가고싶다

목눌인 2011. 7. 15. 23:13
 

등대가 변화하고 있다.
문학인들의 시낭송회가 열리기도 하고, 등대 내 여행객 숙박이 가능한 등대가 생기기도 했다. 이제는 단순한 섬여행이 아니라 등대섬을 순회하는 등대여행도 꿈꿔볼 만하다.
등대는 불빛이 구석구석 도달하기 위해서 온 방향 시원하게 뚫린 절벽이나 산봉우리에 우뚝 솟아있는 법이니, 그 등대에서 내려다보는 그림같은 섬의 절경을 기대해도 좋다.
 

1. 거문도 등대(그곳에 가고싶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거문도. 여수항에서 111.7㎞, 2시간의 뱃길 곳곳에 고만고만한 섬과 바다와 갈매기, 그리고 어부들이 잘 어울려 있었다.
거문도는 동도, 서도, 그리고 여객터미널이 있는 섬인 고도로 이루어져 있다. 서도 양 끄트머리에 등대가 있는데 거문도 관문인 서쪽에는 음달산 끝자락에 녹산 무인 등대가 있고 반대로 동쪽 끄트머리 수월산 절벽에 유인 등대가 있다.
서도 수월산(해발 196m)의 해안벼랑에 자리잡은 이 등대는 1905년 4월 10일에 처음 불을 밝혔다고 한다. 이 등대는 15초마다 한번씩 불빛을 깜박이는데, 23마일(42km)까지 불을 밝혀준다고 한다.
여느 등대가 그렇듯 거문도 등대도 아픔이 배여있다고 한다. 1885년부터 2년 동안 영국해군의 점령을 받았던 거문도. 이후 1988년 강대국과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거문도에 진을 설치하고 거문도 세 개 섬인 고도, 동도, 서도를 수비토록 했던 것이다. 거문도 등대는 현재 오륙도, 영도 등대 그리고 대마도 앞까지 연락이 가능한 위성항법장치 GPS를 설치해놓고 있다. 안테나 탑이 하늘을 찌를 듯 수월산 정상과 키를 재듯 높게 솟구쳐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거문도 등대를 처음 방문하던 날, 등대까지의 길이 아주 독특했다. 물이 넘나든다는 의미를 가진 \'무넹이\'를 지나 나타나는 산책로는 자갈길, 흙길, 잔디밭길이 삼등분씩 이어져 있다. 울창한 녹음과 갖갖지 야생화들이 이어지고 오른쪽 절벽이 아찔하기도 하다. 또한 길 중간중간에 빈 나무벤치가 방문객 누구에게나 너그러이 마음 열어주는 듯한 기분이다. 이렇게 마음 푸근한 길이 끝나는 곳에 하얀 등대가 서있다.
언젠가 기사에서 거문도 등대원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등대까지 이르는 동백숲의 동백꽃이 절정에 이르고 오솔길에 동백꽃 잎이 수북하게 쌓여 온통 붉은 빛일 즈음에는, 그 동백꽃을 차마 밟지 못해 비켜 걷는다고 한다. 그런 분들이 있기에 동백숲은 더 깊고 더 붉게 거문도를 지키고, 그 곳의 등대는 더더욱 애절히 우리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2. 우도 등대
등대공원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방문한 우도,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등대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등대모형을 전시해 놓았다.
우도에서의 등대는 더이상 어둠을 밝히는 외로운 바다지킴이를 뛰어넘의 하나의 예술, 섬문화로 자리잡아 있다.
등대테마공원에서는 등대의 역사와 역할, 등대에서 일어나는 많은 재미있는 일들을 가깝게 접할 수 있다. 빛의 근원인 등명기와 등대원의 생활을 담은 영상실로 꾸며진 신등탑은 일년내내 일출에서 일몰까지 등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관을 들어서면 등대가 배에 신호를 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형이 빛과 소리, 전파신호(광파, 음파, 전파)등을 사용하는 것을 관람객들이 직접 버튼을 눌러가며 이해할 수 있도록 해놓아 눈길을 끈다. 또한 기와가 얹어진 중국식 등대, 신화에 남은 이집트의 팔로스 등대, 상하이항의 파고다, 독일의 브레머헤븐, 일본 최초의 양식 등대인 쓰루가만 입구의 다데이시사키, 1355년에 세워진 프랑스 코르투앙, 뉴욕 허드슨강 입구의 킹스턴 등 세계 곳곳의 다양한 등대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운이 좋으면 우리가 어느 섬 한켠에서 우연히 만났을지도 모를 낯익은 등대를 발견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1906년에 세워져 한세기 동안 제주 바다를 밝혀 온 우도등대를 주목해야겠다. 우도 등대에서는 많은 것이 보인다. 속깊이 출렁대는 바다가 보이고, 말없이 투명한 하늘이 보이고, 또 저멀리 우뚝솟은 한라산이 풍광을 정겹게 한다. 또한 저편 제주도 성산항의 노란 등대도 맞은 편에서 바라보면 새롭게 정겹다.

반가운 소식 하나- 10월과 11월은 우도 8경인 주간명월이 가장 잘 나타날 때라고 한다. 배를 타고 해안 절경을 감상하다가 바다동굴의 내부에 들어가면 이글거리는 대낮의 달을 감상할 수 있다.





3. 소매물도 등대섬
통영항에서 1시간 30분.
소매물도 등대섬은 사진작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섬답게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섬이다.  벼랑 위에 등대를 얹고서 망망대해를 기암절경으로 대하고 있는 섬 전체의 모습이 한편의 그림같다.
소매물도의 등대를 보려면 고갯마루 분교터를 지나 산 뒤편으로 넘어가야 한다.
등대섬 등대는 1917년부터 무인등대로 불을 밝혔고 40년부터 등대지기들이 들어왔다고 한다. 등대섬은 경사가 급한 초지로 2,000평을 넘어서,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영화와 광고 촬영의 단골무대였다. 새하얀 등대와 갈색 초지, 푸른 바다, 검은 기암이 어우러진 풍광, 직접 눈으로 보고 논할 일이다.
또한 등대섬 선착장에서 정상의 등대까지는 기분좋은 산책길이 계속된다. 봄부터 양생화가 군락을 이루어, 여름에는 주황색 나리??2c 샛노란 원추리꽃, 보랏빛 맥문동꽃이 넘쳐나고, 특히 요맘때, 가을에는 구절초 무리가 볼거리이다.  하얀 등대와 계절마다 다른 야생화들, 소매물도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것들이다.

4. 청산도 등대
하늘, 바다, 산이 모두 푸르다 하여 청산도라 이름 붙여진 섬.   
완도항에서 45분, 뱃길 20km이다.
영화 서편제에서 진도아리랑을 불러제끼던 언덕배기, 등짐 울러 멘 아버지(김명곤)가 돌담길에 싸여 있는 황톳길을 내려오며 아리랑을 선창하자 딸(오정해)이 이에 화답하고 아들(김규철)이 북채를 힘있게 두들기며 서러움의 절창을 연출해 관객의 가슴을 쥐어짜던 성산도 당리마을 돌담길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섬이다.
청산도에는 그림으로 그려놓은 듯 꼬불꼬불 들길이 유난히 많다. 이 섬에 들어섰을 때의 느낌은 ‘회귀’였다. 수십 년 전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마을을 감싸는 산등성이, 계단식 논, 야트막한 돌담, 꼬불꼬불한 좁은 마을길. 때때로 소가 밭가는 모습도 보인다.
청산도의 빨간 등대는 파랗고 푸른 청산도의 논과 밭과 하늘과 어우려져 더욱 강렬하게 시선을 끈다. 그리고 그 등대길을 따라 저멀리 보길도, 소안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 색깔 있는 등대상식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빨강하양노랑 등대가 보인다.
등대는 배들의 신호등이므로 그 색깔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다 있다. 육지에서 보았을 때, 하얀 등대는 항상 오른쪽에, 빨간 등대는 항상 왼쪽에 있다. 어느 항구, 어느 포구를 가도 흰색은 포구에서 바다로 출항하는 쪽이고, 빨간색은 바다에서 포구로 들어오는 쪽이란다.
그렇다면 노란 등대는... 소형 선박이 다니는 간의 통로를 표시하는 등대이다. 배가 작으니 굳이 방향을 정할 이유가 없으니 노란색만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포구가 아닌 암초나 바다위에 있는 노란 색과 검은 색 줄무늬가 있는 등대는 위험한 지역을 배들이 선회해 가도록 표시하고 있는 ‘등표’이다.
등대가 없던 때에는 무엇이 등대역할을 했을까? 근대식 등대가 세워지기 전에는 솔가지나 기름을 태워 배에서 포구를 볼 수 있도록 한 민간등대가 있었다. ‘도대불’이라 불리는 이 등대는 요즘은 사용하지 않지만 그 형태가 포구에 종종 남아있다. 지금도 차귀도를 바라보는 자구내 포구나 곳곳의 어촌 포구에서 볼 수 있으니 혹시 발견한다면 아~ 이게 ‘도대불’이구나하고 알고 넘어 가도 좋겠다.

출처 : sun.k
글쓴이 : 햇빛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