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지식

NATO회원과 비회원, 그 차가운 현실의 벽

목눌인 2022. 3. 21. 14:39

회원과 비회원, 그 차가운 현실의 벽

훈련중인 미군, 2022년 2월 25일 폴란드 [사진 출처: 미국 국방부]


라트비아 (인구: 184만 명, 나토 회원국) : 소국이지만 러시아 눈치 안 보고...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는데, 인구 20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입니다.

라트비아 의회는 지난 2월 28일 자국민이 원하면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위한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허용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이미 우크라이나에 자동소총과 탄약도 지원했습니다. 만약 나토 회원국이 아니었다면 이런 소신있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요?

라트비아 의회, 자국민 원하면 참전 허용


리투아니아 (인구: 266만 명, 나토 회원국) : 중국·러시아에 맞서는 배짱은 어디서?

리투아니아는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했습니다.

리투아니아는 2021년 11월 수도 빌뉴스에 '타이완 대표처' 설치를 허용하는 등 중국과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특히, 명칭에 '타이완'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중국을 자극했습니다. 중국은 이런 리투아니아에 대해 경제 보복을 가했습니다.

리투아니아가 이렇게 반중국 노선을 걷는 이유는 소련의 압제 등 역사적 경험에 바탕한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반감 등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목되는 것은 중국에 대항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떨어져 있어 직접적 위협이 없기도 하지만 나토라는 든든한 동맹 덕에 중국이나 러시아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소련의 압제를 경험했던 리투아니아는 독립 후 3년 만인 1994년 바로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2004년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주리투아니아 타이완대표처 현판 [사진출처: 연합뉴스]


체코 (인구: 1,073만 명, 나토 회원국) : 1968년 소련 탱크에 짓밟힌 '프라하의 봄'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프라하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자유화운동이 일어났지만, 소련은 바르샤바조약기구 5개국 군 약 20만 명을 동원해 이 자유화 운동을 진압하고, 개혁파 지도자들을 숙청했습니다.

이런 역사의 영향일까요? 체코는 이번에 포탄과 기관총, 탄약 등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습니다.

또 3월 15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가 폴란드, 슬로베니아 총리와 함께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습니다.

체코는 1999년에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총리 키이우 방문 [사진출처: 연합뉴스]


폴란드 (인구: 3,773만 명, 나토 회원국) : 2차대전 초기 독일과 소련에 분할 점령

폴란드는 2차대전 초기 독일과 소련에 분할 점령된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소련 붕괴 후인 1999년 폴란드는 나토에 가입했습니다.

또 인근 러시아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유럽연합 회원국 중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지출 비중이 큰 국가입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함께 우크라이나 난민 200만 명을 받아들이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습니다.

폴란드·체코·슬로베니아 총리 키이우 방문 [사진출처: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 " 지극하게 감사 (extremely grateful)"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놀란 나토는 최근 장기적 방위력 강화 작업에 착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 군사 개입은 없다고 선언한 미국은 "나토 영토의 1인치까지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국의 지원에 그냥 감사한 정도가 아니라 "지극하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지원에 “지극하게 감사(extremely grateful)”


스웨덴·핀란드 (인구: 1,021만 명·555만 명, 군사 비동맹 노선) : "최근 나토 가입 여론 높아져..."

스웨덴과 핀란드는 1995년 유럽연합에 가입해 유럽연합 회원국이지만 군사적 비동맹 노선을 걸어 왔습니다.

외신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두 나라에서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이 50%를 넘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감지되자, 러시아는 발빠르게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월 25일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두 나라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심각한 군사적 정치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위협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에도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기술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외무부 대변인의 '심각한 군사적 결과'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는 않습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성명 (침공 둘째날인 2월 25일)


우크라이나 (인구: 4,319만 명)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전쟁 중인 우크라아나에서는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근래 들어 친서방 노선을 걸으며, 유럽연합 가입, 나토 가입을 추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거센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고, 서방 측에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요구했지만 확전을 우려하는 서방 측에 의해 거부됐습니다. 서방 측은 무기와 물자, 재정 지원 등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외국인 의용군 2만 명이 자원했다고 밝혔습니다.

폭격당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사진출처: REUTERS]

 

마리우폴 병원 마당에 놓인 민간인 시신들 [사진출처: AP]

 

젤렌스키 대통령 영어로 바이든 대통령에 지원 호소

 

김준호 기자 (jhk88@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