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경상북도청

목눌인 2015. 8. 13. 11:20

경상북도청

 

“궁궐인가요?” 놀라지 마시라, 경북도청의 신청사… 페북지기 초이스 기사의 사진

  

 

오는 10월 이전을 앞둔 경북도청 신청사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외국에 자랑하고 싶을 만큼 멋진 명소가 될 것”이라는 일부 칭찬과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인 경북도가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부지에 궁궐 같은 청사를 지을 수 있느냐”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휴, 정말 크고 거대하네요.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경북도청 신청사의 웅장한 조감도가 나돌면서 시작됐습니다.

신청사는 규모부터 어마어마합니다. 검무산 아래 부지 24만5000㎡, 건축연면적 14만3000㎡이라고 합니다. 그 안에 본청과 의회청사, 주민복지관, 다목적공연장 등 4개의 건물 등이 들어섰다고 하는데요. 한국적인 전통 건축물로 웅장함을 더했다고 합니다. 

신청사 부지 24만5000㎡는 과연 어느 정도 크기일까요? 가늠이 잘 안 되시죠?

여의도공원 면적이 약 22만9539㎡입니다. 그러니까 경북도청 신청사 부지가 여의도공원 보다 넓습니다.

지금이야 더워서 걷지 못하지만 선선한 날 점심 먹고 여의도공원을 둘러싼 산책길을 파워 워킹하면 대략 25분에서 30분 정도 걸리는데요. 잘 닦인 길을 빠르게 걷는데도 그 정도이니 보통 걸음으로 걸으면 아마 훨씬 더 오래 걸리겠죠. 대학교로 따지면 경북도청 신청사 크기는 서울여대(24만1807㎡)와 흡사합니다.

돈 문제도 있습니다. 신청사 건립 총사업비는 3875억원이라고 합니다. 그 돈은 다 어디에서 났을까요? 안타깝게도 경북도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입니다. 

통계청에서 ‘시도별 재정자립도 현황’을 찾아봤습니다. 2015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의 재정자립도는 45.1%인데요. 서울이 80.3%로 1위인데 경북은 고작 24.3%로 14위에 그쳤습니다. 그러니 어마어마한 건립비용 중 상당수는 중앙정부에서 지원했을 것입니다. 즉 우리 전 국민이 낸 세금이 이 신청사 건립하는데 들었을테죠.


경북도청은 신청사 건립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생산유발 21조1799억원, 부가가치 유발 7조7768억원, 전체 고용유발 13만6000여명…

하지만 이는 기대치일 뿐이라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대체로 비판적입니다. 관련 댓글을 보실까요? 

“10여 층으로 청사를 높게 지으면 될 걸 왜 저렇게 웅장하게 짓나요?”

“저게 다 우리 지역민, 우리 전체 국민 세금으로 지은 것입니다. 나랏일 해야 할 사람들이 나랏돈 저렇게 펑펑 써도 되나요?” 

“도청 민원실 가다가 길 잃겠네.” 

“청와대에서 화내겠네요. 청와대보다 더 화려하다고!” 

“예부터 화려한 궁궐이 나오면 반드시 망조가 들었습니다.” 

“후진국 대한민국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네요.” 

“외국인들이 볼까 무섭다!” 

이렇습니다. 물론 좋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관광 명소가 돼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는 댓글 등이 있네요. 하지만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경북도는 오는 10월부터 신청사로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사비용만 4억원 정도 예상된다고 하네요.  

경북도청 공무원들은 이전 시기를 놓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직 근처 아파트 입주조차 완료되지 않았고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개교하는 내년 2월 이후 이전하자고 주장한다는군요. 그렇지 않으면 겨울철 100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통근버스로 왕복 220㎞의 빙판길을 출퇴근해야 한다고 하네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