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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빈자리
그냥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친구에게 묻습니다.
"어떻게 왔니?"
그 친구가 대답합니다.
"그냥 왔어."
전화도 마찬가집니다. 불쑥 전화를 한 친구가 말합니다.
"그냥 걸었어."
'그냥'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인은 있지만
그 원인이 아주 불분명할 때 쓰는 말입니다.
마치 예술 행위가운데 행위 예술이라고 하는 것처럼
즉흥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냥, 여기에는 아무 목적도 없습니다.
무엇을 위해서...라는 정확한 까닭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 그냥...이라는 말이 가지는
유유자적, 허물없고 단순하고
그러면서 오히려 따스하게 정이 흐르는 이 말,
그냥...이라는 이 말이
가지는 여유를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삽니다.
"그냥 왔어."
"그냥 전화해 봤어."
"그냥 거길 가고 싶어."
"그냥 누군가가 만나고 싶어."
기능만이 만능이 되어야 하는 사회,
목적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의미 없는 것이 되어 버리는 우리들의 가치관,
원인과 이유가 분명해야만 하는
우리의 인간관계,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잇는
향기로운 다리가 그리운 나날입니다.
그냥, 보고 싶어
친구를 찾아가 보고....
그냥 듣고 싶은
목소리이기에 전화를 하고...
겨울 바다여도 좋습니다.
지난여름에 찾았던
어느 계곡이여도 좋겠습니다.
그냥 가고 싶어서
거기엘 가보고 싶습니다.
그냥 만나고 싶어서
그 사람을 찾아가는...
그런 마음의 빈자리가 그립습니다.
가슴의 빈 자리에
'그냥'이라는 단어는 그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 만큼 모든 걸 표현해 줍니다.
- 한수산 에세이집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중에서 -

(오늘의 꽃) 흰별꽃세덤(다육식물)
돌나물과의 여러살이 다육식물로
온 몸에 하얀 서리꽃이 피어있는 세덤입니다.
돌나물의 흰 꽃과 거의 흡사한 꽃을 피우는데
흰별꽃세덤, 별솔세덤등으로 불리고 있더군요.
다육식물의 범주안에는 여~러가지 속(屬)이 있지요.
그 중에 하나가 세덤이라고 합니다.
다육 식물은 건조한 날씨의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줄기나 잎에다량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데
조직이 아주 잘 발달하기 때문에 많은 몸을 만들어내지요.
그런데 세덤은 다육식물이지만 추위에 약한
다육이와는 달리 추위에도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고
열악한 조건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세덤의 매력은 바로 강한 내성과 끈질긴 생명력이지요.
눈과 서리가 내려도 끄떡없이 잘 견디는 세덤..
봄에는 마치 별이 내려와 앉아 있는 듯..
하얀 작을 꽃을 피워 낸답니다.
세덤의 꽃말은 ‘설레임’이라고 합니다.
Amour Secret (숨겨 놓은 사랑) / Hel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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