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식물

조선시대의 사약(死藥) 맹독식물 투구꽃과 놋젖가락나물

목눌인 2012. 11. 19. 13:54

조선시대의 사약(死藥) 맹독식물 투구꽃과 놋젖가락나물 야생화사진

2012/10/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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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뷰어


○ 투구꽃.

 

조선시대의 사약의 재료는 극비밀로 부쳐졌지만 고서적을 추적해 보면 부자, 비상, 천남성 등이 주재료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사약은 왕족 또는 세도 있는 조정의 신하가 큰 죄를 범했을 때 극형에 처할 수 없어 그 명예를 존중하여 왕이 사약을 내려 자살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사약은 왕이 사람을 시켜 내리기도 하고 먼저 귀양을 보냈다가 금부도사 등이 사약을 가지고 가서 마시게 하였습니다.  

 

 



○ 투구꽃

 

사약의 재료인 '부자'는 미나리아재빗과 식물인 투구꽃의 덩이뿌리를 약재 이름으로 부를 때 쓰이는 말로, '투구꽃'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많이 야생하고 있습니다. 미나리아재빗과 식물인 투구꽃의 덩이뿌리에는 매우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어 당나라 때부터 대표적인 독약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뿌리 속에 들어 있는 아코니틴이란 성분의 독성 물질은 내장출혈, 신경마비, 호흡곤란, 심장정지 등을 일으켜 조선시대의 사약의 주재료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투구꽃.

 

이런 맹독성 물질은 사극에서 연출되는 것처럼 마시고 피를 토하며 5분 내 바로 죽는 것은 아니지만 위장에 흡수되기 시작하는 시간인 삼십 분이나 한 시간쯤 지나면 심한 현기증을 느끼는 중독증상이 나타나 구토와 함께 갈증과 설사 증세를 보이다 사지 마비가 오고 끝내 숨을 거두게 됩니다. 조선시대에는 사약의 독성 효과를 높이려는 방법으로 입천장을 긁어내게 하거나 열을 더해 약 기운이 빠르게 나타나게 하려고 군불을 땐 온돌방에 누워있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렇게 할 때 독성이 더 빠르게 침투하는 것은 사실이며, 이런 사약을 받은 사람은 매우 고통스러운 아픔을 호소하며 죽어갔을 것으로 보입니다.

    

 



○ 투구꽃.

 

투구꽃이라는 이름은 꽃의 모양이 옛 병사들의 투구 모양과 닮은 데서 유래된 이름으로 꽃의 옆모습이 마치 투구 모습을 닮았습니다. 미나리아재빗과의 다년생 초본으로 높이 1m 내외이고 깊은 산 숲 속에 자라는데 꽃은 자주색이며 번식은 씨앗으로 하며 열매는 10월 하순경에 익습니다.

 

저항령 통해 황철봉 가는 길
우툴두툴 돌들 참 많네
계곡물에 잠긴 길을
돌에게 묻고 나무에게 물어
마침내 올라 앉은 봉우리
노오란 바위채송화 작은 꽃송이
절정의 바람은 흔들리네
엉겨붙은 바위들의 고요한 주검
검버섯 돋아나듯 세월만 살아
쉽사리 구원을 말하지 않네

하산 길에 몇 번이나 넘어지며 보았네
칠부능선 그늘 속
투구꽃들 모여 앉아
그 절정의 침묵을 지키는 걸
잠시도 투구를 벗지 않는 걸


-장승진 시인의 <저항령 투구꽃> 전문

 



○ 놋젖가락나물.

 

그러나 열 몇 잔의 사약을 마시고도 멀쩡한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을 보면 이런 독성 물질도 사람에 따라 또 사약의 종류나 만드는 제조과정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놋젖가락나물.

 

사약의 재료인 부자는 투구꽃을 비롯해 이와 구분이 어려운 형제 식물이 많은데, 이런 독성도 종류에 따라 채취시기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이고 중요한 점은 이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열을 너무 오래 가하면 독성이 제거된다는 사실입니다. 투구꽃놋젖가락나물은 잎과 뻗는 줄기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야생화를 오랫동안 관찰해 온 사람도 머리를 흔들 정도로 구분이 어렵습니다. 

 

 



○ 놋젖가락나물.

 

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젠가 투구꽃에 대한 글 중에 이창복님이 쓰신 글을 수첩에 옮겨서 적어놓은 게 있는데 "가을철에 자주 받는 질문에 답변하기 어려운 종류의 하나가 투구꽃이다. 근래에 연구된 결과를 볼 때 세잎돌쩌귀, 그늘돌쩌귀, 진돌쩌귀, 만주돌쩌귀, 지리바꽃, 싹눈바꽃, 개싹눈바꽃, 털초오, 북한산바꽃 등 아홉 종 모두를 투구꽃으로 통합하고 있다." 이창복님의 말씀처럼 이처럼 투구꽃은 꽃이나 잎의 모양이 변이가 많고, 꽃의 색상도 환경에 따라 차이가 많이 있어 전문가조차도 구분이 어렵습니다.

 

 


○ 놋젖가락나물.

 

'놋젖가락나물'은 투구꽃과 비교하면 늘어진 줄기 때문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꽃입니다. 투구꽃 형제 식물들은 모두 덩이뿌리에 맹독 성분을 지니고 있는데, 이 덩이뿌리는 한 해 동안 제 몫을 하고는 그대로 썩어 버리고 이듬해는 옆에 있던 뿌리에서 새싹이 나와 조금씩 옆으로 이동하며 자라는 신기한 식물입니다.   

 

 

○ 놋젖가락나물.

 

마늘쪽 같은 덩이뿌리(괴근)를 부자라고 부르고 매년 뿌리의 굵기만큼 옆으로 이동하는 특이한 식물인데 10월에 피는 자줏빛의 꽃은 투구처럼 생겼으며 숲 그늘에 피어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예사롭지 않은 위엄을 느끼게 됩니다.

 

 

2012. 10. 11.

이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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