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예술품

김종남 작가의 사진모음(3)

목눌인 2013. 8. 6. 14:54

무(2012.6)

 

 

 

 

새벽 약속이 있는 날은

꼭 알람보다 일찍 일어나진다

조바심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공연히 친구들에 안부를 들러보고 간다

 

퐁트네 엄율 수도원(2012.7)

 

퐁트네의 시토회 수도원 건물이 주는 엄숙함은 구속감을 주었다.

수도원을 감도는 회색빛 공기는 순례자들을 경건을 넘어 위축되게 만들었다.

 

 

 

 

잘 정돈된 수도원 이곳저곳에서

청빈한 생활을 갈구하는 수도회 이념을 또렷하게 볼 수가 있었다.

사랑, 겸손을 통한 신과의 일치를 주창한 베르나르 성인에 엄격한 규율로

겨울에는 점심만을, 농사일이 많은 여름에는 점심과 저녁을 먹었고,

냉방에서 잠을 자고 집단 노동을 하면서 신비주의에 집중하는 수도자들의 신심을 막연하게 짐작하려했다

 

 

 

종교를 잘 모르지만 불교의 수행 방법과 흡사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마음을 다스리는 종교의 수행방법이 크게 차이가 있을까 싶기는 했지만.

.

 

시토회 수도원을 돌아보면서

이익과 존경, 명예를 바라지 않는 수도승에 모습을 떠올렸었다.

번뇌로부터 해탈을 자신의 엄격한 수행으로 얻는 스님들에 수행과

금욕과 극도의 절제된 생활을 실천하는 수사님들에 모습이 참 많이 닮았다고 느꼈었다

법정 스님에 무소유 사상이나, 평생 가난을 벗 삼아 살다간 성철스님의 청빈이 시토회 규율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했었다.

 

베르나르 성인은

900여년전 흐트러진 기존 질서에 저항해 엄률 수도원을 만드신걸 보면 혁신적성향의 성인 이었나보다.

 

성지를 순례한 정화된 마음으로

없었던 정도 생겨나고, 미운 사람도 품어주는 마음에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지구 반대편에서의 첫날밤은 쉽게 잠들어지지 않았다

평생 길들여진 잠에 리듬을 낮과 밤이 바뀐 곳에 맞추기가 어려웠다

뒤척거리다 새벽 4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호텔을 나섰다

 

 

무성한 전나무 숲 성지를 비추고 있는 형광불빛이 어둠을 짓게 했다.

환한 성모상과 작은 성당 뒤 전나무 숲 새벽녘 성지에 어둠에는 막연한 공포감이 있었다.

숲속 길가에 불 켜진 작은 성당을 기웃 거릴 땐 주춤 거렸었다.

 

 

허약한 믿음 때문에 오는 무서움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며 몇 번을 혼자 피식거리고 웃었는지 모른다.

숲 속을 돌아 호텔에 도착 할 때 까지 여러 번 뒤를 돌아보았었다

내 발소리가 뒤에서 들렸고 자꾸만 걸음이 빨라졌던 것을 시인한다.

 

 

 

 

 

 

아침 식사 후

“가난한 이들의 동정녀”라고 밝히셨고,

“루르드처럼 샘터를 지적해 주셨고

“기도 많이 하여라.” 라고

성지에 이력을 맛있게 설명하는 가이드 뒤를 따라 성지를 돌땐

이미 보았다고 건성건성 하게 되더라.

 

정이간다(2012.8)

 

 

 

 

돌 안에 갇혀있는 형태를 영감으로 예견해

형태의 주변 쓸모없는 돌들을 제거해내는 작업을 조각이라고 했던

우직한 천재 조각가, 미술가, 시인인 미켈란젤로는 흉내 낼 수 없지만

 

 

수 없이 실험한 작품 대부분을 쓰레기처럼 버리다

문뜩 눈에 띤 한 점의 작품에 애정을 쏟는 평범한 예술가들에게는 정이 간다. (피카소도 그랬다 하니까)

진정 강한것은(2012.8)

진정 강 한 것은,

가장 부드러운 미소입니다

 

진정으로 얻으려면

아낌없이 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