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처방학

[스크랩] 우리의학의 진단법4-1 맥진법

목눌인 2011. 7. 2. 10:45

 

 

손을 대서 진단하는 법(촉진 혹은 절진)

손을 대서 진단하는 우리의학의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맥을 짚어 보아 진단하는 맥진이요, 다른 하나는 배의 모혈을 눌러보아 장부의 상태를 확인하는 복진입니다. 둘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뛰어난 진단법들입니다. 다른 기계장비나 도구 없이도 어느정도 확실하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비법이니 필히 잘 익혀두면 좋은 일이 있을 것입니다. 



맥진이란?
맥진이란 맥을 짚어보아 우리 몸의 장부의 상태를 알아보는 진단의 한 방법입니다. 염통이 펌프질을 해서 온 몸에 피를 보낼 때 오므라들었다 펴졌다 하면서 내는 압력의 세기가 달라지는 데 그것이 온 몸으로 퍼져 있는 핏줄에 전달이 됩니다. 이렇게 전달되는 압력과 느낌을 잘 포착해서
우리 몸의 상태나 장부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인데 처음에는 그것의 차이를 자세히 포착하기가 쉽지 않지만 자꾸 연습하다 보면 점차 그 차이를 분명하게 감지해낼 수 있습니다. 옛말에 천명 이상의 맥을 보아야 맥에 대해 어느정도 알 수 있다고 했던 것도 그만큼 맥이 쉽지는 않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하여간 맥진은 맥에 나타나는 미세한 차이를 감지해서 그 사람의 건강과 질병의 상태를 알아내는 우리의학의 진단에서 중요한 한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맥을 짚는 곳
맥을 짚는 곳은 전통적인 우리의학에 따르면 대체로 양쪽 손목부근입니다. 손목 근처에서 보는 맥을 기구맥(요골동맥이 지나가는 곳)이라고 합니다. 음양맥진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목의 인영맥(목대동맥이 지나가는 곳)에서 맥을 보아 촌맥과 비교해서 장부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다고도 합니다. 또 다른 부위에서도 맥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복잡한 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의학의 전통맥진만을 소개하려 합니다.

기구맥이 있는 부위를 촌구(寸口)라고 하는데, 이 촌구를 다시 셋으로 나누어 촌/관/척(寸/關/尺)으로 구분합니다. 양손목에 있는 이 촌관척 여섯 곳은 제각기 다른 장부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일반적으로 촌맥에서는 윗불씨(상초)가 있는 곳 즉 가슴의 상태를 알수 있고, 관맥에서는 가온데 불씨(중초) 즉 윗배의 상태를 관찰할 수 있으며, 척맥에서는 아랫불씨(하초) 즉 아랫배의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람의 몸에 병이 있을 때 위에 있는 병일 경우에는 상초의 맥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고, 중앙부위라면 중초의 맥, 아래부위라면 하초의 맥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것을 다시 잘게 나누어 장부에 적용시켜 보면 왼손의 촌맥에서는 염통의 상태를 알 수 있고, 관맥에서는 간의 상태, 척맥에서는 콩팥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오른손의 촌맥에서는 허파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관맥에서는 지라의 상태를, 척맥에서는 명문의 상태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림 필요)


이에 대한 강좌를 하다보면 왜 자리를 그렇게 정했느냐고 제게 묻는 분들이 있었는데 수천년 전부터 그렇게 전해내려 왔을 뿐 왜 그렇게 정했는지를 말해주는 자료를 발견하지 못해서 저도 그냥 그 자리들을 사용해서 맥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학을 하면서 그런 종류의 질문은 너무나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왜 우리 몸을 소우주라고 생각하는지, 왜 숨길들이 그렇게 나 있다고 정했는지 등등등. 하여간 우리 조상들이 전해준 지혜에 대해 이유를 묻고 들어가는 것도 연구자로서 해야할 일이요, 그 지혜를 잘 활용하는 것도 후대의 연구자가 해야할 일입니다.


맥 짚는 방법
우선 환자나 의자가 모두 편안하고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반지나 시계 목걸이 등은 모두 빼서 가지런히 잘 둡니다. 맥을 짚히는 환자의 손이 자신의 심장 높이와 같거나 약간 낮게 하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맥을 짚는 부위에 손가락을 갖다 댑니다. 맥을 보는 의자의 손은 오른손이나 왼손 어느 것이나 상관 없습니다. 자신이 더 민감하고 섬세하게 잘 감지할 수 있도록 훈련한 손이면 더욱 좋습니다. 손가락은 언제나 둘째가 촌맥에 가 있게 하고, 셋째가 관맥에, 그리고 넷째가 척맥에 올라가 있도록 놓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스스로 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맥을 볼 준비가 다 되었으면 더욱 마음을 가다듬과 손끝으로 전해오는 맥을 느끼면 됩니다. 맥박수도 재보고, 세부위가 다 같은 느낌을 주는 다른지도 비교해가면 됩니다. 몇 번만 연습하면 기본적인 맥에 대한 상식을 가질 수 있게 되는데 그러고 나면 한방병원에 가더라도 맥진을 하며 들
려주는 한의사들의 상투적인 말에 휘둘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맥박수와 건강
맥진을 할 때 초보자도 놓치지 않을 만큼 쉬우면서도 아주 중요한 첫단계는 맥박수를 가지고 진단하는 것입니다. 맥박수를 잴 때는 촌관척 어느 곳이든 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에 손을 대고 30초 혹은 1분간 조용히 눈을 감고 맥박수를 세어 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이런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한 번도 차분히 자신의 맥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일지라도 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에 손을 얹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1분에 맥박수가 얼마나 나오나요? 혼자가 아니라면 서로 상대의
맥을 잡아 보아도 좋습니다. 자신의 맥과는 또 다른 맥의 느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이렇게 나와는 다른 맥을 가지고 있구나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맥이 다르다는 말은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 생리적인 상태와 몸의 상태들이 나와 다르다는 말입니다.

건강한 사람은 보통 1분에 70박 전후로 염통이 뛰는 편입니다. 오차가 5박 정도 있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오차가 7-8박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약간의 이상 증세라고 보아도 틀리지 않습니다. 대개 몸이 차거나 원기가 모자라는 사람은 60박이하로 내려가고, 몸에 열이 있거나 병기가 있는 사람의 맥박수는 80박 이상으로 올라가는 편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습니다.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는 운동선수나 마라톤 선수는 염통의 펌프질이 뛰어나서 1분에 50-60번만 박동을 해도 온몸에 피를 돌리는데 넉넉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보면 60박 미만은 몸이 차거나 원기허약체질이라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으며, 80박 이상이면 지금 몸에 열이 있거나 병기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해도 된다는 말입니다. 다시 맥박이 40박 미만이거나 120박 이상이 되면 임종에 가깝다고 생각하므로 초보자는 치료를 위해 쉽게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이런 강좌를 한 후 어느 주부에게서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첫돌을 지난 정도의 자신의 아기의 맥을 재보니 120박이 넘어가더라는 것입니다. 임종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울상을 짓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맥박수가 많은 편입니다. 아기들은 성인에 비해 30박 이상이 높은 편이며, 초-중학생 정도도 10박 이상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심장으로 펌프질을 여러번 해야 온 몸에 피를 제대로 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맥의 느낌과 종류
맥의느낌에 따라 몇 종류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먼저 떠오르는 맥(부맥)과 가라앉는 맥(침맥)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맥의 깊이의 차이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떠오르는 맥은 맥이 피부 가까이까지 떠올라 있는 상태여서 손을 살짝 대기만 하더라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맥으로서 지금 막 감기나 몸살이 들려고 하는 때 잘 나타납니다. 병의기운이 내몸에 침투를 막 시작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맥입니다. 그에 비해 가라앉은 맥은 맥이 몸 안으로 가라앉아 버려서 힘을 줘서 꾹 눌러야만 겨우 느낄 수 있는 맥인데 오랜 병을 앓아서 원기가 쇠잔해졌을 때 나타나는 맥입니다.

다음으로는 강한 맥(실맥)과 약한 맥(허맥)을 구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맥을 짚었을 때 힘을 세게 느낄 수 있는 맥이 있고, 아주 약한 느낌을 주는 맥이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의 맥이 강하게 느껴진다면 괜찮지만 병기가 있는 사람에게서 그런 강한 맥을 느끼게 되는 것은 그 부위와 관련된 장부에서 탈이 나 있기 때문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약한 맥은 역시 원기가 허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촌관척 중에서 가장 약하게 나타나는 부위의 장부가 특히 원기가 약하다고 판단해도 괜찮습니다.


세 번째로는 빠른 맥(삭맥)과 느린 맥(지맥), 그리고 불규칙적인 맥(부정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맥이 한 번 뛰고 난 후 다음 맥이 이어지는 시간의 간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맥박수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이미 설명했듯이 빠른 맥은 병기가 활동중인 것으로 볼 수 있고, 느린 맥은 원기가 모자라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불규칙적인 맥은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충격으로 인해 염통이 차분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네 번째로는 굵은 맥(대맥)과 가는 맥(소맥)을 구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굵은 맥은 마치 큰 파도처럼 손 끝에 와서 부딪히는 느낌이 큰 맥을 말하며, 가는 맥은 마치 물고기가 입질을 하듯 손 끝에 와서 닿는 부위가 작은 맥을 밀합니다. 이것은 핏줄이 늘어나는 차이 때문에 오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로는 매끄러운 맥(활맥)과 껄끄러운 맥(색맥)입니다. 매끄러운 맥은 손 끝에 와서 닿는 느낌이 매끄럽게 느껴지는 데 비해, 껄끄러운 맥은 껄끄럽게 느껴지는 맥입니다. 이것은 피가 진행하는 상태가 순조롭거나 그렇지 못할 때 나타나는 맥입니다.


건강한 맥과 정상적이지 않는 이상맥
완전히 건강한 맥을 찾기는 쉽지 않겠지만 일반적으로 건강한 맥이란 너무 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으며, 느리거나 빠르지 않고, 규칙적이며,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는 적당한 굵기를 지닌 맥, 지나치게 매끄럽게나 껄끄럽지 않고 부드러운 맥, 너무 강하거나 약하지도 않은 맥 즉 평맥을 말합니다. 평맥이 아닌 다른 맥은 모두 이상을 가진 맥으로 보고 진단을 계속하다 보면 처음에는 평맥을 크게 벗어난 맥만 잘 느껴지다가 점차 평맥과 아주 작은 차이를 지닌 이상맥도 잘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맥에 대해 가져야할 자세
서양의학에서는 이 맥진에 대해서도 일부분만 인정할 뿐 전체를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피의 압력(혈압)의 차이를 통해 고혈압이나 저혈압을 가려내긴 하지만 손목에 있는 맥을 짚어 보고서 그 사람의 기력의 정도나 장부의 상태나 심리상태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학에서 보면 어떤 사람의 심리상태나 생리적인 변화는 얼굴에도 전해집니다. 가까운 사이에는 눈빛만 보아도 그사람의 현재 기분을 정확히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그처럼 얼굴에 나타나는 변화를 잘 관찰하기만 해도 그 사람의 건강상태나 심리적, 생리적인 변화를 어느정도 감지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은 시진에 익숙해지면 가능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와 같이 얼굴에도 나타나듯이 심장의 박동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밥을 먹기 전과 밥먹고 난 후의 맥이 다르고, 기분이 좋을 때와 기분이 나쁠 때의 맥이 달라집니다. 아침에 재보는 맥과 한낮이나 저녁의 맥이 서로 다르며, 커피 한잔을 마신 뒤의 맥도 전혀 다라집니다. 공포를 느낄 때나 근심 걱정이 있을 때의 맥이 다르고 여성의 생리 때도 맥은 달라집니다. 그래서 외양으로는 감추려고 무진 애를 쓰더라도 맥을 짚어보면 내면의 심리상태나 생리적 변화까지 감출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맥진의 결과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는 하루에도 시간을 달리하며 몇 번을 해보아서 일정하게 나타나는 결과를 이용해야 하며, 주간 별로나 월별, 혹은 계절별로 정기적으로 체크를 해서 나타나는 분명한 결과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의 심장이 의외로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커피 한잔이나 기분나쁜 말 한마디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거피 한잔은 한 시간 이상 평소보다 맥박이 10박이상 올라가게 만듭니다) 누군가로부터 단 한번 맥진을 받아본 것에 너무 의존해서는 결코 안됩니다. 그리고 우리의학의 진단법에는 맥진밖에 없는 줄 알거나 맥진이 최고인 줄로 생각하는 분위기 때문에 맥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상투적인 표현(아이구 젊은 사람의 맥이 이래서 어떻게 합니까? 칠 팔십 노인네보다 더 맥이 약하네요. 하나도 아니고 두세 장부에 열이 찾으니 특별처방이 필요하겠습니다. 등등)을 자주 해서 상술에 이용하는 비양심적인 의자가 더 이상 있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아무튼 우리의학이 널리 퍼져나가 누구나 맥에 대한 기본 상식을 갖추고 있으면서 아무 도구가 없더라도 자신이나 가족의 건강상태를 잘 진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http://cafe.daum.net/smnuri

출처 : Dr.K 이남자가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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