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처방학

[스크랩] 우리의학의 진단법3-문진법

목눌인 2011. 7. 2. 10:45
물어서 진단하는 법(문진)

요즘 종합병원이나 한방병원에 가서 진단하는 모습을 보면 의사나 한의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짧아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의사를 단독으로 5분 정도 만난다면 특진에 해당될 만큼 의사는 환자에게 시간을 별로 할애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고서 어떻게 환자의 증세를 바르게 진단해서 원인을 찾아낼 수 있을지 염려가 됩니다. 하루중에도 환자의 상태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여러차례 환자를 접촉하고 조사하고 살펴보아야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자의 상태를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자세히 들어 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문진보다는 비싼 장비를 이용한 검사에로 많은 것을 넘겨버리고 문진에는 최소한의 시간만을 배정합니다. 그러나 저의 10여년 간의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모든 진단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진단이 바로 물어서 진단하는 방법입니다. 문진이야말로 모든 진단의 바탕 진단이 되어야 합니다. 환자가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자로서 전문적인 질문을 해 들어가면 다른 검사나 진단을 거치지 않더라도 대체로 60% 이상의 진단을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뭘 물어보아야 하나요? 우선 환자에게 스스로 이상이 있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증세를 다 말해보라고 하고 그것을 기록부에 다 적어갑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자신의 증세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한 두가지의 증세만을 이야기 하려 듭니다. 그러나 차분히 물어보면 여기 저기 아픈 곳을 다 말해 줍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됩니다.
문진을 다 하자면 아직도 멀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는 현재의 증세와 관련된 병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전에 나타났던 증세와 그에 대해 치료했던 내력도 다 이야기해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몇 번 했으며 무슨 약을 타고 주사를 맞았는지, 또 다른 곳은 얼마나 다녔는지 다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환자들은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서양의학과 동양의학뿐아니라 민간요법이나 굿, 생활건강법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녀본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많은 병원이나 치료처에서 오진도 많고 잘못된 수술이나 의료사고도 많은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하여간 현재의 증세와 관련된 병력을 살피는 것은 바른 진단과 치료를 위해 대단히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병력을 살필 때 환자자신만의 병력이 아니라 가족들의 병력을 알아두는 것도 많은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자는 환자에게 되묻기를 해야 합니다. 되묻기란 환자의 생활습관이나 몸의 상태를 의자의 질문을 통해 알아가는 방식입니다. 먼저 환자의 식사습관에 대해 질문합니다. 규칙적인 식사인지, 즐겨하는 음식이 무엇이며 육식이나 채식 중 어떤 것이 중심이 되는지, 양은 얼마나 되며 과식은 안하는지, 밥맛은 좋은지, 식사 때 국물이나 물을 먹는 양은 얼마나 되는지, 잘 씹어 먹는지, 한끼식사에 걸리는 시간 등을 물어봅니다. 밥을 먹기 전에 속쓰림은 없는지, 식사후 더부룩하거나 기분이 언짢아지지는 않는지, 소화는 잘 되는 편인지, 입안이 자주 헐지는 않는지, 윗배가 차지는 않는지 등도 물어봅니다. 이쯤 되면 질문을 통해서 그 환자의 밥통의 상태를 위내시경을 한 것 이상으로 잘 판단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변습관에 대해 질문합니다. 하루 중 오줌을 누는 횟수는 얼마나 되며, 오줌을 지리거나 요실금 혹은 잔뇨현상은 없는지, 잠자다 오줌누러 가지는 않는지, 한 번에 누는 양은 얼마나 되며, 누기가 힘들거나 누고싶어도 잘 나오지 않는 경우는 없는지, 오줌눌 때 따끔따끔 아프지는 않는지, 오줌의 색깔이나 혼탁한 정도, 냄새와 맛은 어떤지, 장단지가 자주 당기지는 않는지, 좌골 신경통은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런 정도를 알아내면 그 사람의 오줌보의 상태를 웬만큼 감지해서 처방에 참고할 수 있게 됩니다.


세 번째는 대변습관을 알아봅니다. 대변의 횟수와 양, 변비나 설사는 없는지, 똥의 색깔과 냄새와 굵기, 종이로 닦았을 때 묻어나오는 정도, 똥에 피가 섞여나오지는 않는지, 항문에 치질은 없는지, 창자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거나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자꾸 앞으로 허리가 굽어지진 않는지 등등을 확인합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모두 환자의 창자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것들입니다.


네 번째는 잠자는 습관을 알아봅니다. 언제 잠자리에 드는지, 잠자는 시간, 깊은 잠을 자는지, 자주 깨는 편인지, 꿈을 자주 꾸지는 않는지, 꿈꿀 경우 꿈자리가 사납지는 않는지, 자다가 손발에 쥐가 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런 질문들은 어떤 장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일까요?
초보자는 쉽게 답을 하기가 어렵겠지만 우리의학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쉽게 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은 바로 염통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염통의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고혈압이나 저혈압은 없는지, 뒷골이 당기는 경우는 없는지, 1분간의 맥박수는 얼마나 되는지, 깜짝깜짝 잘 놀라는 경향은 없는지, 체머리나 수전증은 없는지, 멍이 잘 들지는 않는지 등에 대해서도 질문하면 더 좋습니다.


다섯 번째로는 호흡과 관련된 질문을 합니다. 가슴이 다답하거나 숨이 가쁘지는 않는지, 호흡이 곤란하지는 않는지, 기력은 좋은지, 코에 축농증이나 비염은 없는지, 알레르기나 감기에 잘 걸리지는 않는지, 담배를 피우지는 않는지, 피운다면 얼마나 자주 많이 피는지, 가슴에 따끔따끔거리는 현상은 없는지,목이 잘 붓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런 질문들은 모두 허파의 건강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것들입니다.


여섯 번째로 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이 필요합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없는지, 신경질이나 짜증이 자주 나지 않는지, 술을 좋아하는지, 좋아한다면 얼마나 자주 마시며 한 번에 마시는 양은 어느 정도인지, 복수가 찬 적은 없는지, 간염에 걸린 경험은, 병원 등에서 측정한 간과 관련된 수치는 얼마나 되는지, 쪽골치(편두통)는 없는지, 옆구리나 옆무릎 등이 아프지는 않는지, 눈에 자주 핏발이 서거나 침침해지는 현상은 없는지 등을 묻습니다.


일곱 번째로는 지라의 상태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당뇨병에 걸린 적은 없는지, 현재의 혈당치는 얼마나 되는지, 병에 대한 저항력은 어느 정도인지, 신경통이나 관절염은 없는지, 한 번 곪은 곳이 잘 낫는지, 물이 자꾸 먹히지는 않는지, 비만을 느끼는 정도는 얼마나 되는지, 키와 체중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알게 되면 지라의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덟 번째로 손발이 자주 붓지 않는지, 자고 나면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눈 주위가 붓지는 않는지, 목도 잘 붓고 편도선도 자주 붓지는 않는지, 감기에 잘 걸리고 한번 걸리면 잘 낫지도 않는 것은 아닌지, 이빨이 약하고 잇몸이 잘 붓지는 않는지, 뼈마디가 쑤시는 듯 아프지는 않는지 귀울림이나 귀곪음은 없는지 등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정도면 어떤 장부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인지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바로 콩팥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아홉 번째로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와 관계된 질문이 필수적입니다. 남성의 건강상태를 오줌발의 굵기와 세기로 어느정도 측정할 수 있듯이 여성의 건강상태는 생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생리의 주기와 양, 생리기간, 통증의 정도, 색깔, 생리 때의 심리상태, 생리가 음력 그믐에 가까운지 보름에 가까운지, 희발월경은 아닌지, 아랫배가 찬지 따뜻한지 등을 알아봅니다. 생리주기가 당겨지는 것은 몸에 열이 있기 때문이요, 느려지는 것은 몸에 냉이 있어 몸을 차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생리가 그믐에 가까울수록 건강한 생리에 해당하는 편입니다.


지금까지의 여러 질문들에 대해 묻지 않았는데 이정도로 말을 해 줄 환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들은 이런 것과 관련된 자신의 습관이 현재의 자신의 증세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답변들을 잘 받아적어 두었다가 다음에 그 환자가 다시 왔을 때 다시 같은 질문을 해서 비교해보면 그 사람의 생활습관에 얼마나 변화가 있는지, 그의 장부는 건강해져 가고 있는지를 검토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자료가 됩니다. 누가 제게도 차분히 이런 정도의 질문을 해서 제 건강을 체크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의 질문을 하고 정성껏 답을 하는데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답변을 얻어낸다면 어떤 종합병원에 가서 최신식 장비를 다 동원해서 얻어낸 결과에 못지 않은 좋은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모든 진단들은 거의 문진의 보조수단 내지는 이미 문진으로 감 잡은 판단을 다시 확인해보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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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r.K 이남자가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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