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의학

여드름을 침술로 치료하기

목눌인 2011. 7. 24. 20:10
여드름을 침술로 치료하기 현대침의학

2009/12/3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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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침 놓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나의 가족들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침으로 해결할 수 있어 좋겠다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나의 아내를 비롯한 두 딸들은 나에게 침을 맞지 않는다. 15년간 잘 다니던 직장을 침 때문에 끝내는 그만 둔 데 대한 반발심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사표를 던지고 침을 가지고 나의 몸 여기저기를 찔러대는 꼬락서니와 침 공부한답시고 태연하게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바라다보며 가족들은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대책없이 직장을 그만 둔 후 나의 속도 한 동안은 편치 않았다. 아니 속이 편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한 때는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견디기 힘든 날도 있었다. 매월 따박 따박 들어오던 월급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고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이 빠른 속도로 빠져 나가는 걸 보면서 현기증을 느끼기도 했다. 급기야 아내는 몇 푼이라도 벌려고 개인 사무실의 경리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에 대한 증오심은 극을 향해 치솟고 있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입만 열면 "왜 회사를 그만뒀어? "라는 말로 나의 가슴에다 못질을 했다.  

 

언젠가 부터 나는 나의 책이 수북히 쌓여 있는 방구석에 콕 처박혀 가족들 몰래 책을 들여다보고 침을 들고 나의 몸 여기저기를 쑤셔대가며 침술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침술에 단단히 미쳐 가족들의 생계를 저버린 채 정신 못차리는 인간으로 서서히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내가 침으로 고쳐 줄게"라며 침들고 설쳐댔다가는 "미친 놈 또 지랄하고 자빠졌네!" 라는욕설을 듣기 딱 십상이다.

한 번은 나의 작은 딸이 어렸을 때 살살 꼬득여서 침을 한 방 놓아주었는데 침을 꽂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그 후로는 다시는 나에게 침을 맞으려고 하질 않았다. 나의 아내는 현대의학을 맹신하는 여자로서 침따위가 무슨 병을 고친다고 콧방귀 끼며 침술을 미신화하거나 경멸한다. 나의 큰 딸도 가끔가다 머리가 아프다고 할 경우 침 한 방 맞으면 낫는다는 나의 말을 일축해버리고 진통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 안으로 집어 넣는다.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 고 있는 나로서는 진통제를 먹는 가족들의 모습을 볼 때면 끔찍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집 안을 샅샅이 뒤져서 진통제를 찾아내 모두 버리고는 한다.

 

나의 작은 딸은 얼굴에 심하게 솟아오른 여드름 때문에 우울증까지 있는 걸 지난 여름에 알게 되었다. 사춘기 때 얼굴에 난 여드름 정도야 별 대수롭지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당사자인 나의 딸은 얼굴의 여드름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까지 생겨난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다못한 나는 나의 딸에게 침으로 여드름을 제거할 수 있다며 침 맞을 것을 조심스럽게 권유해 보았다. 그러자 말도 안 되는 소릴한다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 일이 있은 며칠 후 오후 늦게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있는 나의 곁에 작은 딸아이가 바짝 다가 앉으며 " 아빠 침으로 정말 여드름 없앨 수 있어?"라고 묻는 것이 아닌가? 나는 딸아이의 뜻밖의 행동에 조금 의아해 하며 그렇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나의 딸은 침 맞는 거 아프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침이 살갗을 뚫을 때만 따끔하지 그 다음에는 별로 아프지 않다고 힘 주어서 말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침통을 꺼내려 들자 딸아이는 아직이라며 자리를 얼른 피하고 말았다.

 

그 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는 내가 책을 읽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나의 아내나 딸아이들은 이제는 내가 책을 읽는 것에 대해 별 반응이 없다. 아예 포기를 해버린듯한 느낌이다. 다만 나의 작은 딸은 내가 공부를 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론 처음에는 나의 작은 딸은 완전히 시비조로 "아빠가 왜 책을 읽는거야?  책 읽으면 돈이 생겨?" 라며 내가 책을 열심히 읽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 했으나 약수터에 갈 때마다 작은 딸을 데리고 가면서 내가 책을 열심히 읽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 번 설명을 해주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읽는 책은 생명과학과 관련된 책이나 인체 생리학과 관련된 책이며, 형편이 허락할 때마다 서점에 나가서 관련된 책들을 구입하고는 한다. 물론 침구학과 관련된 서적이나 동양의학과 관련된 서적들도 때때로 구입하여 읽는다. 많은 책들을 읽음으로서 축적된 지식을 기반으로 나의 작은 딸에게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나 생명현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면 매우 흥미로워 한다. 내가 침술에 미쳐 매일 침을 들고 나의 몸 여기저기를 찔러 보는 것도 생명현상의 반응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을 해주며, 침술은 비과학적인 치료술이 아니며 침술은 인체의 비정상적인 생리적 현상을 정상적으로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틈이 날 때마다 설명해주고는 했다. 이처럼 나의 작은 딸은 돈도 벌지도 않고 책만 읽으며 빈둥거리는 듯한 나의 모습을 고깝게 보아주지 않으면서도 자주 나에게 다가와 애교를 떨며 꽉 다물어진 나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이다.

 

지난 여름 8월의 하순 쯤으로 기억이 되는데 나의 작은 딸이 비장한 각오로 여드름을 치료해 달라며 나에게 몸을 맡겼다. 나는 침을 들고 여드름이 송골송골 솟아오른 곳마다 침을 얕게 꽂아나가기 시작했다. 딸아이는 신통하게도 잘 견뎠다. 아프지 않느냐고 물으니 견딜만하다고 대답했다. 딸아이의 얼굴에 모를 심듯이 여드름이 솟아난 곳마다 침을 찌르면서도 내심으로는 침으로 여드름을 없어지게 하는 데는 정말이지 확신이 없었다. 그냥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시도해 보는 것이었다. 딸아이에게는 그런 내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침을 꾸준히 맞다보면 여드름이 없어어질 것이라는 확신감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며칠 동안을 여드름이 솟아오른 데마다 침을 꽂으려니 침을 너무 많이 꽂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자침방법을 바꾸었다. 얼굴에 있는 경혈에만 침을 꽂기로 했다. 얼굴에는 위경락과 대장경락, 삼초, 담경락, 임맥과 독맥의 경락에 배속된 경혈들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므로 이들 경혈에만 침을 꽂고 나니 자침 수를 현저하게 많이 줄일 수가 있었다. 얼굴에 있는 경혈 이외에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는 곡지와 사관혈, 삼음교 등을 꾸준히 거의 매일 자침을 했다. 어떤 때는 내가 지쳐서 침 꽂기가 싫어 게으름을 피고 있으면 딸아이가 적극적으로 침을 놓아달라고 할 때도 있었다.  

 

딸아이에게 침을 놓은 후 1개월이 지났는데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열심히 침을 맞고 있던 딸아이도 실망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침 놓기를 포기하려고 하는데 딸아이는 계속 침을 놓아달라고 나의 곁으로 와서 침맞을 자세를 취하고는 했다. 어린 것이 무슨 고민거리가 있길래 그동안 밤잠을 잘 이룰 수가 없어 학교에 가면 무척 피곤했다면서 침을 맞고나서부터는 잠을 편하게 잘 수가 있었으며, 편치 않았던 속도 많이 편안해졌다고 실토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침을 맞아서 그런 것이냐고 딸아이가 물었다. 나는 딸아이에게 침자극은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흐트러지면 불면증과 소화불량, 편두통과 같은 두통 등의 몸의 여기저기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해주었다. 어떻든 딸아이는 침을 맞는 동안 원래의 치료목적인 여드름에는 별 효과가 없었으나 몸에서 나타나는 다른 불편한 증상들이 사라지니까 거의 매일 침 맞기를 자청했던 것이다. 그렇게 침을 맞으면서 1개월이 지나면 1주일 정도 쉬게 한 다음 다시 시작하고는 했다. 한 동안은 여드름이 많이 없어져서 낫는듯 했으나 어느 시기가 되면 다시 여드름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딸아이에게 여드름을 없애기 위해 침을 놓으면서 침술로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글을 나의 블로그에 올릴 수 있기만을 무척 고대해 왔는데 그런 기회는 오지 않는듯 했다. 그런데 약 3개월의 침 시술 끝에 나의 작은 딸의 얼굴에서 여드름이 말짱하게 없어지게 되었다.

침술로 여드름을 없앴다는 글을 올리는 것이 아직은 조심스럽기는 하다. 현재는 한달을 넘겼는데도 딸아이의 얼굴에는 여드름이 생길 기미가 없지만, 언제 또 여드름이 솟아날지도 모르며 침 시술로 여드름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없어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장담하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나의 딸은 침술로 여드름이 없어졌다고 믿고 있으며, 그렇게 나의 침술을 믿게 할 수 있었던 힘은 내가 아주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나의 딸이 매일 보기 때문이다. 

이해가 저물어가는 오늘도 나는 나의 딸아이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여드름 하나 없이 탱글탱글한 피부가 참으로 이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