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의학

급성요통 스스로 치료하기

목눌인 2011. 7. 24. 20:14

급성요통 스스로 치료하기 현대침의학

2009/12/10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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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쯤부터 오른쪽 허리의 장골능의 뼈 부위가 간헐적으로 뜨끔거릴 때마다 격심한 통증을 느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난생 처음으로 겪는 일이라 나이를 먹는 징조라고 여기려니 서글퍼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나이를 탓하기 보다는 무엇인가 분명히 원인이 있었을 것 같아 곰곰히 생각해보니, 2주 전 소파의 가장자리에 삐딱하게 걸터 앉아 TV를 보았던 게 탈이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는 심하지는 않지만 무좀이 있다. 나의 발가락은 구조상으로 무좀이 생기게끔 되어 있다. 엄지를 제외한 4개의 발가락이 촘촘히 붙어 환기가 되질 않아 땀이라도 나면 발가락 사이를 축축하게 적셔 곰팡이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때로는 몹시 가려워 발가락 사이가 터져 진물이 나올 때까지 사정없이 긁을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세숫대야에 막걸리를 붓고 빙초산을 섞어 발을 담그면 10개월 이상 무좀 걱정은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다. 우연히 고향친구의 권유로 해보았는데 효과가 아주 좋아 1년에 한 두 번은 막걸리에 빙초산을 섞어 발을 담그고는 한다.

 

2주 전에도 발가락이 근질거려서 빙초산을 섞은 막걸리를 세숫대야에 붓고 소파에 걸터 앉아 발을 담갔던 적이 있었다. 발을 담그고 있는 동안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TV를 시청했다. 그런데 TV가 소파와 나란한 방향에 놓여 있어 TV를 쳐다보기 위해서는 윗몸이 틀어진 상태로 소파의 가장자리에 엉거주춤하니 걸터 앉아야만 했다. 이런 자세로 한 시간 동안 발담금질을 했고 담금질을 끝내고 일어서려니까 허리의 근육이 뒤틀려 있어 뻐근함을 느꼈다.

그로부터 며칠 지난 뒤 칫솔질하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서 치약을 드는 순간 허리가 뜨끔하면서 갑작스러운 격렬한 통증에 나도 모르게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화장실에서 머리를 감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순간 허리가 뜨끔하면서 그냥 주저앉아 엉금엉금 기어나왔다는 이야기.

그 때 내가 꼭 그런 상황이었다.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순간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허리가 뜨끔하는 순간 격렬한 통증이 가해지자 힘없이 주저앉게 되었던 것이다. 주저앉은 상태에서 다시 일어서려고 시도를 하자 다행스럽게도 일어설 수는 있었지만 움직일 때마다 허리에서 번개를 치듯이 뜨끔거렸다. 

 

화장실에서 나온 뒤 조심스럽게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뜨끔거리는 증상은 많이 완화가 되었으나 이따금씩 무엇인지 모를 불편함을 허리에서 느껴지고는 했다.

이럴 때 침을 맞아야 하는데 허리 부위는 내스스로 침을 놓을 수가 없지 않는가?

나는 15년 전부터 매일 5분간의 맨손체조를 해왔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나의 몸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있다. 여태까지 허리 한 번 아파 본 적이 없고 무릎이나 팔, 어깨 따위가 아파서 고생해 본 적이 없었다. 과거 신문사에서 사지기자로 재직하는 동안 무거운 장비를 들고 취재현장을 돌아다니고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의 취재석에 카메라 받쳐놓고 서너시간 동안 앉아 있는 시간을 십수 년을 겪었지만 어디 한 군데라도 탈이 난 곳이 없었다. 나와 같이 근무했던 다른 사진기자들의 최근 근황을 들어보면 허리나 어깨의 통증으로 고생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매일 행해지는 5분간의 맨손체조가 나의 몸을 튼튼할 수 있게끔 지켜주고 있으며 게다가 유연성마져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도 급성요통이 찾아온 것이다. 허리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는 스트레칭을 하다가 아예 맨손체조까지 했다. 맨소체조를 하는 동안에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엉덩이 위의 장골능 부위에서 뻐근한 둔통이 나타나곤 했다. 아무래도 침을 맞기는 해야겠는데 나의 허리에 침을 놓아줄 수 있는 마땅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나에게서 침을 배웠던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지만 모두가 먼 거리에 있거나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라 나에게 침을 놓아줄 만한 사람은 역시 없을 것 같았다. 

나의 몸이 불편하여 침을 맞아야 할 형편인데도 내가 믿고 찾아갈 수 있는 침술원 하나 없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서울 시내 어딘가에는 틀림없이 침시술을 잘하는 침술원이 몇 군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무자격자라 일부러 소문을 내가며 환자들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런 곳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나의 허리가 간헐적으로 뜨끔거리며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근경련일 것이라는 자가진단을 했다. 소파에서 허리가 틀어진 상태로 한 시간을 앉아 있는 동안 틀어진 부위에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젖산이 쌓였기 때문에 생긴 증상이다. 만약에 내가 무거운 것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하여 생긴 증상이라면 근육의 부분적인 파열 또는 인대나 힘줄의 손상, 추간판의 손상일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기 때문에 근경련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일반인들이 나와 같은 경우를 당하여 허리의 불편한 증상이 계속되면 아마 병원으로 갈 것이고 병원에서는 틀림없이 MRI를 찍으라며 검사실로 내몰것이다. 검사결과는 며칠 후에 나오겠지만 운이 좋다면 검사비 몇 십만원을 날리는 것으로 그칠 수도 있으나, 운이 나쁘면 수술을 해야한다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처방을 받을 수도 있다.

 

근경련에 의한 통증이나 근육 및 인대의 손상으로 인한 허리의 통증은  몹시 아프다. 만성의 허리디스크와는 그 통증이 비교할 바가 안 된다. 오죽하면 통증이 올 때 주저앉아버리질 않던가! 그래서 급성요통이 느닷없이 찾아왔을 때 많은 사람들은 덜컥 겁을 먹게 된다. 그러나 근경련이든 아니면 근육의 손상에 의해서 생긴 허리의 통증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허리의 근육을 이완시켜줄 수 있는 스트레칭을 무리하지 않게  해주면서 어느 정도의 시일이 지나게 되면 자연치유에 의해 저절로 낫게 된다. 문제는 낫는 동안에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통증이나 아니면 지속적인 통증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인데 이럴 때 아주 효과적인 치료가 침술인 것이다.

 

이틀 전에 허리가 뜨끔거리더니 또 한 번 주저앉아버리고 싶을 정도의 통증이 왔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허리의 통증을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실의 바닥에 앉아 침을 하나 꺼내들고 허리에 내 스스로 침을 꽂아보려고 시도를 했다. 옷을 입고 입는 상태에서 들쳐가면서 하려니 번거로웠다 . 아예 옷을 홀라당 벗어버리고 아래는 팬티만 입은 채 침을 꽂을 대장유라는 혈을 손가락으로 더듬거려서 대충 찾았다. 그러고 보니 그 자리가 압통점이기도 했다. 왼손의 식지로 대장유라고 짐작되는 혈자리를 지그시 누르면서 오른 손의 손가락을 이용해 침을 자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침감이 나타날 때까지 끝까지 밀어넣었다. 침감은 허리 부위를 지나 엉덩이, 허벅지까지 도달했다. 침을 다 집어 넣은 뒤 강하게 자극을 가하자 침감은 발끝까지 내려갔다. 서너차례 강자극을 한 후 발침했다. 그 날 딱 한 번의 침 자극으로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허리에서 느껴지던 기분 나빴던 불편함과 더불어 이따금씩 찾아오던 뜨끔거리는 증상과 통증이 말끔히 사라지게 되었다.

 

지난 8월 초순 아이들과 함께 동해안을 가기로 한 전 날, 나는 바닷가의 야영장에서 사용할 랜턴을 구입하기 위해 종로의 한 등산장비점에 들렀다가 나를 찾는 급한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뒷산의 약수터에서 자주 만나는 개인택시 기사로부터 온 전화였다. 허리가 아파 죽을 지경이라며 침 좀 놓아 달라는 SOS 전화였다. 그 개인택시 기사는 약수터에 올 때마다 막걸리와 안주를 사들고와서 약수터를 찾는 단골 멤버들과 나눠 마시고는 하는데, 술을 못마시는 나를 위해서 특별히 복분자술을 챙겨오는 정성까지 보이는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60대 초반인데도 나이가 들어보이지 않는 얼굴의 아주 낙천적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김포공항 근처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출발하기 위해  클러치를 밟으려고 다리를 뻗는 순간 허리가 뜨끔하더니 격렬한 통증으로 꼼짝달싹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빠졌다는 것이었다. 길거리에서 얼마나 난감했을까. 하여튼 어찌어찌해서 집까지 도착은 했는데 차에서 내릴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 전화로 자기 아내를 불러 아내의 부축으로 간신히 집 안으로 들어가 드러 눕게 됐다는 것이다. 누운 상태에서도 통증이 심해 움직일 수가 없어 나에게 급하게 전화를 했던 것이다. 

 

처음으로 가보는 그의 집을 그가 전화로 일러준대로 찾아갔다. 안방에 드러누워 꼼짝도 못하는 상태에서 고개만 돌리고 나를 맞이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다가 그의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돌아누워 엎드려보라고 하자 전혀 움직일 수가 없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침을 꺼내어 사지말단에 몇 개를 꽂은 후 인당혈에 자침하여 강하게 자극을 했다. 그리고 속골과 곤륜을 강하게 자극을 했다. 5분 쯤 지나 발침한 후 돌아누우라고 말했다. 여전히 안 된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그에게 이제는 된다고 말해주니 마지못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어! 몸이 움직이네" 라며 천천히 돌아누웠다. 그러더니 "조금 전까지만 해도 꼼짝도 못했어요. 야아- 희한하네" 돌아누운 그의 허리를 여기저기 누르니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파했다. 대장유를 중심으로 양자법으로 침을 놓은 후 모두 강자극을 가했다. 그리고 위중과 곤륜을 한 번 더 강자극을 한 후 발침했다. 침의 강자극으로 약간 고통스러워 하는 그에게 일어나볼 것을 주문했다. 이번에도 그는 고개를 강하게 흔들며 안 된다고 하기에 일어나라고 침을 놓았는데 왜 안 되느냐고 웃으면서 말해 주었다. 그러자 그는 팔을 뻗쳐서 상체를 일으킨 다음 일어나 앉았다. 일어서보라고 말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일어섰다.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거실로 나가보라고 주문했고 거실로 나간 그는 거실 여기저기를 왔다갔다 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에 놀라워했고, 곁에 있던 그의 부인도  눈을 휘둥그레 뜨며 남편을 바라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