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조

욕설모서당(辱說某書堂)>

목눌인 2014. 2. 9. 21:14

※ 근현대 중국화가 호약사(胡若思)의 <강학도(講學圖)>

 

書堂乃早至  房中皆尊物
生徒諸未十  先生來不謁
(서당내조지 방중개존물
 생도제미십 선생내불알)

 

서당에 일찍 와보니
방안에는 모두 다 존귀한 것들일세
생도는 모두 열 명이 못 되고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네

 

☞ 김삿갓(金笠/金炳淵), <욕설모서당(辱說某書堂)>

 

※ 이 시는 삿갓이 어느 고을 서당을 찾았다가 훈장은 어딜 가고 없고 아이들만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특유의 익살과 조롱을 섞어 지은 것이라 전한다. 

 

일별(一瞥)에 금방 짐작이 가겠지만 의미를 새기는 것이 아니라 음으로 읽는데 묘미가 있다.

 

※ 청대(淸代) 화가 신라산인(新羅山人)의 <비파사녀(琵琶仕女)>

 

조선 후기 관리이자 문인인 석북(石北) 신광수(申光洙)가 열아홉 살짜리 기생의 비파 타는 광경을 보고 지었다는 아래 시도 비슷한 맥락의 작품이다.

 

爾年十九齡  乃早知瑟瑟
速速許高低  勿難報知音
(이년십구령 내조지슬슬
 속속허고저 물난보지음)

 

네 나이 이제 열 아홉
벌써 비파 탈줄 아는구나
빠를 땐 빠르게 높고 낮게
지음에게 알리는 것 어렵지 않네

 

※ 근현대 중국화가 오청하(吳靑霞)의 <비파미인(琵琶美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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