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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걷기 도봉산 일기

목눌인 2013. 1. 1. 15:38

 

일요걷기 도봉산 일기

20121230일 일요일 맑음

 

건여정 카패에서 북한산둘레길 걷기의 마지막 코스인 도봉산 구간(17~18구간)을 걷고 2012년도 망년회를 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날씨는 그저께 저녁부터 눈이 내려 온 천지가 눈으로 덮여있어 과연 산행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설상가상으로 기온이 영하11~14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 탓에 눈은 녹지 않고 길바닥에 꽁꽁 얼어붙어 잇다.

나는 날씨가 추워 두꺼운 옷으로 완전무장하고 전철1호선 망월사역으로 출발 하였다.

전철을 두 번식 갈아타고 망월사역에 도착하여 창밖을 내다보니 길옆 소나무가지에 하얀 눈꽃이 탐스럽게 피어있다.

눈꽃을 바라보며 어릴 때 눈이 오면 우리집 마당에서 눈사람을 만들며 놀던 추억을 잠깐 회상해본다.

망월사역에 내려 3번 출구 모임장소로 가보니 백송대장님과 대여섯 사람이 모여 있었고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아직 시간은 좀 남아있어 눈에 미끄러지지 않게 근처 등산용품 가게에 가 아이젠을 하나 싸서 낑낑대며 발에 찼다.

눈에는 미끄러지진 않지만 눈이 없는 포장길을 갈 때는 다그닥 거리는 소리가 불편하여 일부러 눈이 있는 곳으로 가야만 했다.

둘레길 입구에 둘러서서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를 나누고 총22명이 원도봉입구 다락원 무수골 도봉산역 코스를 걷기 시작 하였다.

 

나도 일행과 같이 눈 쌓인 산비탈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니 이름 모를 나뭇가지에 하얀 눈꽃들이 탐스럽게 피어있고 그 전경이 더욱 아름답고 가슴을 상쾌하게 하는 것 같다.

특히 소나무가지에 피어난 눈꽃은 정말 환상적이다.

이렇게 눈 쌓인 산길을 걸어 보기는 어릴 때 청송골짜기에서 산에 나무하러 가거나 토끼 잡으러 갈 때 이후 처음인 것 같다.

무려 사십 여년 만에........

눈이 온 관계로 우리일행 외에는 둘레길을 걷는 사람이 많지 않다.

길을 가다 점심시간이 되어 적당히 편편한 자리에 눈을 대충 쓸어내고 눈 위에 자리를 펴고 앉자 가지고온 도시락을 꺼내놓고 서너 팀으로 나누어 점심을 먹었다.

각자 조금씩 가져온 음식이지만 여럿이 모여 앉자 먹으니 뷔페가 따로 없다.

처음에는 눈밭에서 어떻게 점심을 먹나 걱정도 했지만 그런대로 운치가있고 제미 있는 이야기 거리가 되는듯하다.

 

 

순둥이는 한쪽 발에만 아이젠을 차고 있었다.

그러면서 애인이 한쪽은 자기가차고 한쪽은 순둥이에게 줬다고 했다.

그랬더니 은애는 애인이 누구냐고 그곳에온 남자들의 한쪽아이젠을 찾으려 이사람 저사람 발밑을 찾는 모습이 참 제미 있게 보였다.

오솔길을 따라 이어진 눈길을 개구리소리 마냥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걸어가면서 잠시 동심의 세계로 빠져 본다.

잠시 쉬는 동안 다빈님은 나무에 내려앉은 눈송이를 손으로 살짝 끌어내려 본다.

그러나 눈송이는 금방 부스러지고 만다.

이렇게 온 사방이 눈으로 덮인 산길을 줄지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 한 무더기의 꽃을 보는 것처럼 울긋불긋한 옷 색깔이 자연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산길을 가는 도중에 도봉산 정상을 관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다.

거기서 바라보는 도봉산 정상의 선인봉 바위돌이 설산과 어울려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다들 아름다운 설경에 도취된 듯 사진으로 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면서 우리는 길옆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광륜사 능원사 도봉사 사찰을 지나 무수골로 해서 내려왔다.

전철 한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의 미끄러운 동내 길을 거처 저녁 먹을 장소로 이동하였다.

 

백송대장님이 정한 오리고기집에 들어가 배낭과 등산화를 벗어놓고 소주와 함께 오리고기를 배가 터지도록 먹은 것 같다.

식사 중에 구달이란 분이 내게 와서 자기고향도 청송 월막동 이라며 인사를 건낸다.

물론 처음 뵙는 분이지만 아무래도 한 번 더 보게 되고 반갑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운동하고 나서 그런지 정말 맛이 있었고 소주가 한잔 들어가니 분위기가 살아난다.

그중에 목소리가 크고 떠들썩한 오페라님이 주도를 한다.

어디서 그런 힘과 패기가 있는지 이차를 갔어도 지칠 줄 모르고 분위기를 살리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대단해 보인다.

이차 노래주점에 가서는 다들 올 한해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려고 하는지 신나게 노래하고 몸을 흔들어 댄다.

다들 5. 6십대는 넘은 것 같은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 참 제미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산행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눈길에 늦게나마 이곳까지 찾아온 두 사람(어사, 팅커벨)의 정성이 대단해 보인다.

이는 매니저 가산님과 각 분야 대장 총무님의 인덕이 아닌가 생각된다.

덕분에 나도 임진년 한해의 마감을 이곳에서 멋지게 장식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 생각된다.

새해는 더욱 멋진 한해가 되기를 빌면서.................

 

 

amazing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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