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의학

독감과 침술의 효과

목눌인 2011. 7. 24. 21:29
독감과 침술의 효과 현대침의학

2009/08/1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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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의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사람인 나는 삼복더위의 여름에도 감기로 고생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작년 7월에 독감에 걸려 보름간을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매년 4~5차례의 독감을 앓던 것을 침술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 3년간을 매일 밥먹듯이 뜸을 뜬 후로는 1년에 한 차례만 독감을 앓게되었다는 점이다. 나의 아내나 딸들은 독감 앓는 경우를 웬만해서 볼 수가 없는데 나는 1년에 한 번씩은 독감으로 끙끙 앓으면서 한 여름에도 이불 뒤집어쓴 채 덜덜 떨어야만 한다. 여러 가지의 질병들을 앓아본 적은 없지만 질병 중에 가장 고통 스러운 것이 독감이 아닌가 한다. 나의 경우 독감을 앓을라 치면 눈알은 빠져 나올듯이 아프고, 머리는 빠개지는 듯하고, 사지는 욱신거리며 쑤셔대는 바람에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신문사 재직 시, LA다저스의 박찬호 선수가 독감으로 등판에 차질을 빗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었다. 며칠 후, 박찬호가 미국 현지의 한의사로부터 침을 맞은 후 독감이 물러가 등판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그 당시 침술을 막 배우기 시작했던 나로서는 침술로 독감을 치료했다는 한의사를 대단한 존재로 여겼었던 적이 있었다. 생각같아서는 미국으로 건너가 독감을 치료할 수 있는 그 한의사의 비법을 배우고 싶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독감을 침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독감이 침으로 치료될 수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는 않지만 정작 내가 독감에 걸렸을 때는 침으로 독감을 치료해보려고 시도를 하지 않았었다. 왜냐면 독감에 걸렸을 때는 온 몸의 통증이 너무 심하여 만사가 귀찮아 침을 나의 몸에다 찌를 엄두가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나 통증이 심하다 보니 막상 독감에 걸리고 나면 침을 찔러봐야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침을 찌를줄 알게되면서 독감에 걸렸을 때 몇 번은 침을 내스스로 찔러 본 적이 있긴 했지만 침이 독감을 물러가게 할것 같은 믿음도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독감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 심해서 침자극은 1회성으로 그치고 말았다. 꼼짝 하기도 싫을 정도로 몸이 아픈 상태에서 나의 몸에다 침을 찌르는 번거로운 일을 감행하기란 그리 쉽지가 않았다. 독감 뿐만 아니라 몸의 이런저런 불편함이 있을 때 침술의 효과가 좋은 줄 알면서도 선뜻 침을 못 놓는 것은 침 놓는 과정의 번거로움 때문이다.

 

3일 전부터 목의 오른쪽 편도선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독감이 오리라고 단박에 직감을 했다. 이럴 때 침을 놓아주면 독감으로 악화될 수 있는 걸 예방할 수 있을 것임을 나는 잘알고 있다. 그러나 나의 몸에다 침을 놓는 것이 번거로워 그냥 지나쳐버리게 된다. 그러나 그저께는 목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걸 알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본격적인 독감으로 진행이되면 열흘이고 보름이고 죽을 고생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침 맞는 버거로움 따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그저께 저녁에는 나의 몸에다 침을 놓았다. 그리고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어제 아침에는 목의 인후통은 더 심해졌고 머리까지 지끈거리며 아프기 시작했다. 어제는 하루종일 동서남북을 왔다갔다하면서 봐야 할 볼 일이 많았었는데 그러던 중에 사지까지 쑤셔오기 시작했다.

하루일과를 고통스럽게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한 차례의 침을 맞았는데도 나아지기는 커녕 더 심해지고 있어 침을 맞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침 자극으로 인한 치유반응이 강력하게 나타나서 더 아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본 후 나의 몸에다 침을 찌르기 시작했다. 목구멍의 인후통이 심했으므로 천용이라는 혈에도 침으로 강자극을 가한 후 유침시켰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을 자면서 코가 막혀 호흡하기도 쉽지가 않았고, 목은 통증을 넘어서서 따갑기 시작했으며, 가래가 목구멍을 틀어막아 괴로움 그 자체였다. 머리는 지끈지끈 아프고 사지가 쑤셔서 앓는 신음소리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독감이 악화되어 밤 사이 끙끙 앓으면서 온갖 악몽에도 시달려야만 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목에 꽉 끼어 있는 마른 가래로 기침을 하면 심하게 따끔거렸을 때와 눈 알이 빠져나올 듯이 아팠을 때였다. 그러나 쑤셔대던 사지의 통증은 많이 완화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창밖의 어둠이 서서히 걷히는 걸로 보아 이미 밤은 지나가 버린 듯했다. 목의 통증으로 참을 수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로 가서 목에 있는 마른 가래를 뱉어내고 거실로 와서 앉았다. 전에 내가 앓던 독감의 전력으로 봐서는 오늘 새벽쯤 거의 초죽음의 상태가 되어 있어야 했는데 어제 밤까지만 해도 무척 쑤셔대던 사지의 통증은 말끔히 사라진 상태였고, 머리와 눈알의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목구멍의 왼쪽이 몹시 아플 뿐이었다. 나는 침통을 꺼내들고 나의 몸 여기저기에다 침을 꽂기 시작했다.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침자리에 침을 꽂고, 목구멍의 통증이 심했으므로 천용을 양 쪽에서 자입하고, 눈알의 통증을 제거하기 위해 정명에다 침을 꽂았다. 그리고 30분이 지난 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눈알의 통증과 머리의 통증이 모두 사라졌고 막혔던 코가 뻥 뚫렸다. 다만 목의 통증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목에 끼어있던 마른 가래가 묽게 되면서 목구멍도 한결 부드러워져 침을 삼킬 때마다 느꼈던 통증도 없어지게 되었다.

목 안의 통증을 제외하고는 컨디션이 예전대로 회복이되었던 것이다. 나는 아침마다 행하여지는 일상대로 산을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산에서의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목 안의 통증도 많이 가라앉아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의 몸에서 독감이 침습하리라는 걸 감지하면서부터 3차례에 걸쳐서 나의 몸에다 침을 놓은 후 완벽하게 독감이 물러 간 것이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현상을 몇 번 경험했지만 이번처럼 완벽한 효과는 아니었다. 그리고 과거에는 비타민C를 대량으로 복용했으므로 비타민의 효과인지 침술의 효과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타민C를 아예 한 알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독감에 대한 침술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내고 싶었던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목구멍의 통증도 많이 미약해졌으며 독감의 후유증으로 인한 콧물이 이따금씩 흘러 내릴 뿐이다.

 

박찬호가 독감에 걸려 미국의 한의사로부터 침을 맞은 후 거짓말처럼 나아졌다는 기사를 보면서 당장 미국으로 건너가 독감을 치료할 수 있는 비법을 배우고 싶었던 기억이 있지만, 독감을 침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술법은 그야말로 가장 쉬운 시술법에 속한다. 더구나 독감을 치료할 수 있는 침 시술법은 침을 찌를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스스로가 자가시술로 가능한 방법이다. 

침술로 독감이 치료될 수 있는 메커니즘은 간단하다. 독감은 면역력이 약해진 틈을 타고 바이러스가 침입하여 나타난 증상이므로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는 몇 군데의 침자리에다 침을 꽂아주면 된다. 그러면 면역세포인 백혈구 수치가 높아져 체내로 침투한 바이러스를 모조리 제거하는 것이다.

체내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자연치유시스템은 인체의 체온을 올리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등의 방어작용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방어작용으로 인해 몸의 여기저기가 불편해지고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가령 사지가 쑤시는 것은 혈관이 확장될 때 나타나는 통증이고, 코가 막히고 목구멍에 가래가 생기며 따가운 것은 백혈구와 바이러스가 한 바탕 격렬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생겨난 현상들이다. 이런 것들을 양방에서는 진통제나 해열제, 소염제 같은 약물로 증상을 억제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침으로 자극하면 백혈구 수치가 더 늘어나 일시적으로 몸이 더 격렬하게 아플 수가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면역세포들에 의해 체내에 남아 있는 바이러스는 모두 퇴치되고 정상의 건강한 상태로 회복이 되는 것이다.

 

요즘의 감기가 걸렸다 하면 보름에서 한달 이상 지속되는 것은 약물로 겉으로 드러난 증상만을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원래 바이러스를 퇴치시킬 수 있는 약물은 없다. 해열제나 진통제 같은 것으로 겉으로 드러난 감기의 증상을 억제시켜 감기가 물러간 것처럼 생각되지만 바이러스는 체내에 계속 머물고 있는 상태이므로 바이러스를 몰아내기 위한 자연치유시스템은 계속 가동되는 것이다. 자연치유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 중에 진통제나 해열제, 소염제 같은 약물을 투여하게 되면 자연치유시스템이 상당히 손상을 입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연치유시스템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되기까지 한다. 

약물의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인체는 자연치유시스템을 가동시켜 바이러스를 몰아내려고 시도를 하게된다. 자연치유시스템이 가동되면 몸에서는 어쩔 수 없는 여러 가지의 통증을 동반한 불편함이 따르므로 사람들은 감기가 덜 나았다고 생각하고 다시 약물을 투여한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감기를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달고 있는 것은 물론 자연치유시스템을 서서히 망가뜨리게 하는 것이다.

독감에 걸리게 되면 그냥 푹 쉬어주면 낫게 되어 있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물복용을 삼가한 채 휴식을 충분히 취해주면 저절로 낫는다. 감기를 잘 앓고 나면 면역력이 증대되어 더 간강한 상태의 몸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