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의학

오십견! 그리고 지긋지긋한 어깨의 통증

목눌인 2011. 7. 24. 21:22
오십견! 그리고 지긋지긋한 어깨의 통증 현대침의학

2009/09/2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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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나의 막내 동생이 있는 평택을 다녀왔다. 나의 동생은 평택의 서정리라는 곳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의 규모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사람들이 동생의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날더러 자기의 사업에 참여하게 될 세 사람의 됨됨이를 보아줄 것을 부탁해 왔다.

세상이 너무 험악하다보니 믿음직스런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렇다고 내가 사람들의 됨됨이를 판가름할 수 있는 특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동생은 자기보다  세상을 오래 산 내가 그래도 사람을 더 잘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나를 불렀을 것이고, 또 형이니까 부탁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동생이 일을 하는 작업장에서 사람들을 만나본 후 동생은 어디 좀 갔다오자면서 나를 자신의 1톤 트럭에 태워 어디론가를 향해 떠났다. 주변의 공장같은 곳도 지나고 넓은 벌판을 지나 도착한 곳은 식당이었다. 점심식사는 다른 곳에서 했기 때문에 식사를 하기 위해 들른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식당 안에는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가 혼자 TV를 보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가 동생을 보더니 아는 척을 했다.

동생은 그 아주머니에게

" 이분이 저번에 말했던 우리 형님이오. 사장님 어디 가셨어요?"

"아 그러세요? 우리 아저씨 침 맞으러 갔는데... "

라면서 그 아주머니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전화기를 들고 여기저기 전화를 하면서 남편의 소재를 찾아내려고 애를 썼으나 번번히 실패를 하는 듯 했다.

나는 동생에게

"뭐여?(무슨 일이냐?)"

"여기 사장님이 허리가 아파서 고생하는데 형에게 침 좀 맞히게 하려구요"

동생의 일방적인 행동에 조금은 당황스러워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여기저기 전화를 해대던 식당의 아주머니는

"우리 아저씨도 아저씨지만 나두 어깨가 아파 죽겄어"

라고 동생을 보면서 한 쪽 손으로 아픈 어깨쪽을 주무르고 있었다. 그러자 동생은 나를 보더니 그 아주머니에게 침을 놓아줄 것을 호소했다. 그래서 나는 마지 못해 그 아주머니에게 언제부터 어깨가 아팠었느냐, 팔을 어느 쪽으로 움직일 때 가장 아프냐, 팔을 심하게 움직이는 일을 하느냐 등의 몇 가지를 물어 본 뒤 나에게 침을 맞아보겠느냐고 최종적으로 물어 보았다.

그 아주머니는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는데 칼질을 하루 종일 한다고 했다. 팔을 너무 써서 탈이 난 것이다. 그 아주머니는 침을 맞으러 다니는데도 영 낫지를 않느다고 투덜대면서 침 맞으려면 한참 걸리지 않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침 꽂아 놓고 30분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하니까 그 아주머니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면서 조금 있다가 저녁 손님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며 침 맞는 것을 내키지 않아 했다. 나에게 침 맞는 것을 썩 내키지 않아 하는 사람에게는 나도 굳이 침 놓아 줄 마음이 생기지 않아 식당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동생이 안타까워 하면서 식당 아주머니에게 침을 맞아 보라고 독촉하는 것이다.

식당 아주머니는 무의식 중에 팔을 들어 올리면서 "아구구!" 하고 몹시 고통스러워 했다. 그 모습에 나의 마음이 약해져 식당 홀의 바닥에 털썩 주저 앉고는 그 아주머니를 나의 곁으로 오게 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의 아픈 어깨를 여기저기 누르니 신음소리를 냈다. 동생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밖으로 나가 차 안에 있던 나의 가방을 가져 왔다. 그 안에 침이 있기 때문이었다.

 

침을 꺼내들어 아문혈에 침을 하나 꽂아 득기가 팔을 타고 손까락까지 이르게 한 후, 세개의 침을 어깨 부위의 곡원과 천료, 노유에다 꽂은 후 염전사법으로 강자극을 하면서 어깨를 움직이게 했다. 그 아주머니가 저녁 식사 준비로 시간에 쫒기고 있는 것 같아 조력침법(阻力鍼法)으로 시술했다. 5분간의 조력침법으로 시술을 끝낸 후 침을 뽑고나서 팔을 움직이게 했다. 상당히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팔을 360도로 회전해보라고 했다. 그렇게 못한다고 하면서 겁을 먹었다. 이제는 돌아갈 것이라고 말해주니 그 아주머니는 슬며시 팔을 올려 뒤로 젖히기 시작했다. 팔이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다시 반대로 돌리면서 "어머나! 팔이 돌아가네"라면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곁에 있던 동생도 그 모습을 보더니 대단히 신기해 했다.

나는 그 아주머니에게 며칠 동안은 어깨가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주었고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통증이 재발될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만성적인 어깨통증은 팔을 많이 움직이는 노동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식당일이나 건물의 청소를 하는 미화원 같은 부녀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만성의 어깨통증에서 벗어나려면 팔을 움직이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함에도, 먹고살려니 어쩔 수 없이 고통을 이겨내며 팔을 심하게 움직이는 일을 계속 해야만 하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팔을 많이 쓰지는 않더라도 이른바 오십견이라는 질환에 의해 생긴 어깨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 오십견이란 나이 오십대에 생겨난 어깨질환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십견은 정확한 원인이 알려진 바가 없다. 때로는 자가면역질환일 경우도 있다.

어깨의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침을 제대로 놓아주면 통증을 멈추게 할 수 있을뿐 아니라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 침으로 통증부위에 자극하여 염증반응을 유발시키고, 그 염증반응은 면역계를 자극시켜 자연치유의 반응이 유발되게 하는 것이다. 만성의 어깨통증에 침으로 자극하면 통증이 바로 멈추기는 하지만 치유가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성의 어깨통증 환자들에게 일주일에 두, 세번씩 1개월 정도 침으로 자극을 하게 되면 통증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자연치유력에 의해 많은 경우 근원적인 치유가 이루어지게 된다.

 

식당 아주머니에게 침을 놓아주고 돌아가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식당 아주머니가 팔을 연신 돌리면서 따라 나왔다. 그 아주머니는 나에게 지속적으로 침을 맞을 수 없겠냐고 애원조로 말을 했다. 나는 침을 놓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로 대답을 해주면서 주변에 침을 잘 놓는다는 사람을 수소문하여 꾸준히 침을 맞으라고 했다.

그 날 오후에 나는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이튿날 몇 통의 전화를 받았다.

모두 평택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온 전화였다. 허리가 아파서 나에게 침을 맞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나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아냈느냐고 물으니 그 전날 식당에서 내가 침을 놓아주었던 아주머니가 알려줬다고 말했다. 아마 나의 동생이 그 아주머니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던 것 같다.

어쨌든 나에게 침을 맞고 싶어서 전화를 했던 사람들에게 나는 침을 놓을 수 없는 사람임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려야만 했다. 

그리고 이 나라에는 언제쯤이나 나같은 사람이 자유롭게 침을 놓을 수 있는 날이 찾아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침술의 혜택을 누리게 될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