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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성길 일기(북한산 둘래길 걷기)

목눌인 2012. 10. 8. 17:20

 

옛성길 일기(북한산 둘래길 걷기)

2012년 10월 7일 일요일 맑음

 

이번 걷기계획은 11시에 불광역2번 출구에서 모여 북한산 둘래길(옛성길)을 가기로 되어있다.

아침 일찍부터 등산배낭에 도시락과 사과 등을 챙겨 넣고 새로 산 등사모와 윗도리를 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으며 전철을 타고 불광역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중에 순둥이가 옥수역에서 만나 같이 가자는 문자가 와서 옥수역에서 만나 같이 가게 되었다.

나는 걷기행사에 이제 세 번째 참여하는 만큼 일행이 누구인지도 잘 모르고 하여 잘되었다고 생각되었다.

순둥이와 같이 불광역에 도착하여 일행을 찾으니 아는 사람들이 보이지않아 우리가 좀 일찍 왔나 하며 커피한잔을 싸서 먹으며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찾으니 순둥이가 아는 사람들이 2번 출구 뒤편에 모여 있었다.

나도 그곳에가서 인사를 나누고 기다리고 있으니 모인사람들이 9명이나 되었다. 그동안 걷기리더를 하던 백송님은 오늘 일이 있어 나오지 못하고 총무를 맡고 있는 경희님이 리더를 하게 되어 출발하려는데 옛성길은 다들 초행인것 같았다.

내가 휴대폰을 꺼내 지도를 보니 찾아 갈수는 있을 것 같아 일단 출발하자고 하며 막걸리 두병을 싸서 조금 가는데 오래전부터 걷기 회원이었던 원동님이 길옆가게에 앉자 있었고 다른 회원들이 알고 합세하여 일행 10명이 같이 출발하게 되었다.

 

옛성길 입구에 모여서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를 나누고 길이 좁아 일 열로 서서 풀향기를 맡으며, 또 아는이 끼리 이야기 나누고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북한산의 경치를 보면서 걸었다.

바위산으로 이루어진 북한산의 경치는 그야말로 절경 이었다. 앞쪽에 족도리봉, 향로봉, 승가봉, 비봉 등등......이 보였고 그 봉우리만도 22개정도인 것으로 자료에 나와 있었다.

 

 

아주님의 이야기처럼 북한산에 10년을 다녀보니까 조금 알 것 같은데 20년을 다녀보니까 더 모르겠더라는 이야기처럼 북한산은 봉우리도 길도 워낙 많아서 북한산을 알기란 쉽지 않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요행히 늦게 만난 원동님이 북한산 근처에 살고 있어 북한산 지리에 밝아 원동님의 안내로 족도리봉을 중심으로 탕춘대성길을 따라 올라가며 힘들면 그늘쉼터에 앉자 쉬고 각자 가지고온 밤이며 배 사과 포도 등을 먹어가며 즐겁게 산행을 진행했다.

일행은 여자가 여섯 명 남자가 네 명 이었으며 처음에는 여자분 중에 산에 올라가는 것은 어렵다고 하였으나 성길과 바위길을 따라 오르내리며 앞에 펼쳐진 절경에 서로 감탄하면서 힘든 줄 모르고 오르내리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어 자리를 찾았으나 10명이 앉자 먹을 수있는 자리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적당한 자리에 부부로 보이는 분이 식사를 다 끝내는걸 보고 그곳으로 다들 몰려갔다. 그러니 그분들도 그곳에서 더 쉬고 싶었지만 우리들이 옆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할 수없이 자리를 비워 주었다.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자리를 펴고 각자 사온 각종음식들을 꺼내놓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다. 산에서 먹는 음식이 왜 이렇게 맛이 있는지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거기다 막걸리까지 한잔하고 나니 취기가 오르고 흥이 절로 났다. 그래서 배낭에 가지고 다니는 하모니카를 꺼내 옛날에 배운 동요 몇 곡을 불었다. 배가 불러 숨이 갚았지만 그래도 소화시킬 겸 불고 있으니 주위에 몇 사람도 따라 부르며 옛 동심으로 잠시나마 돌아가기도 했다.

내가 처음 봉화산걷기에 참여 했을 때 같이 처음 참여한 월광님과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 하다 보니 나와 같은 동년배이고 나보다 생일이 14일 빨랐다. 그래서 친구하기로 했다.

 

다시 원동님의 안내로 바위산 길을 따라 조심조심 걸어갔다. 사실 걷기라기보다 등산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잘 따라온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온 천지가 발아래 있는 것처럼 서울의 도시들이 눈 아래 깔린다. 저 멀리 남산도 내 발아래 있는 것 같다.

어떤 길은 바위로만 이루어진 경사진 길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한참동안 내려오기도 했다. 내려와서 올려다보니 까마득하게 보인다. 어떻게 이런 바위길이 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어떤 여자분은 무섭다고 혼자 내려가지 못해 원동님이 손잡고 부축하여 겨우 내려왔다. 나는 두분이 잘 아는 사이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들으니 처음 뵙는 분이란다.

단풍이 막 들어가기 직전의 나뭇잎들과 온갖 들꽃 그리고 바위틈에 분제처럼 자라고 있는 소나무들

그리고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산들이 그렇게 멋지게 보일 수 없다.

은애님은 바위틈에 피어난 들꽃과 나무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다. 사진 찍느라 항상 우리일행보다 뒤처져 있어 앞서가는 사람들은 기다려서 같이 가기도 했다.

총무를 맞고 있는 경희님은 아무래도 직책이 있는지라 한사람이라도 낙오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고,

순둥님은 항상 옥구슬 구르듯 까르르 웃는 모습이 여기 걷기모임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것 같았다.

 

산을 내려 올때는 휴대폰으로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간 사랑을 소리나게 틀어놓고 내려오는데 뒤에서 어떤 여자분이 노래를 따라부르며 내려오고 있었다. 누군가 싶어 뒤돌아보니 전혀 모르는 여자분이었다, 역시 음악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여 더 멋진 시간과 분위기를 만들어 주나 보다 생각되어졌다.

그렇게 아쉬운 산을 내려와 산기슭에 있는 원동님이 아는 음식점에 들러 감자전과 도토리묵  거기에 막걸리까지 한잔하며 온갖잡담을 나누며 인생을 논하다가 다시 불광역으로 와서 헤어졌다.

걷기에 참여하는 모든분들이 다들 순수해 보이고 생활의 여유를 즐길줄 아는 건강한 모습들이 너무 좋아 보이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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