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뜸의학

침술과 소화제

목눌인 2011. 7. 24. 22:00

침술과 소화제 현대침의학

2008/12/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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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녁 늦게 양념치킨을 시켜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머리가 아파 오고, 속도 답답하고 메슥거려서 잠을 깨고야 말았다. 거실로 나와 불을 켜고 시계를보니 새벽 2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움직이니까 배가 아파 화장실에서 대변을 해결했는데도 속이 더부룩했다. 급체였다. 침을 꺼내와서 여기저기에다 침을 꽂았다. 그리고 거실 바닥에 큰 대자로 드러누운 후 15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배 안이 꾸르륵 거리며 무엇인가가 창자를 타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답답하던 속이 후련해지기 시작했다. 메슥거리는 증상도 사라졌다. 30분 후 침을 빼고 일어나 앉으니 트림이 나오면서 막혔던 속이 확 뚫리는 기분을 받았다. 두통의 증상만 조금 남아 있는 상태에서 편안하게 잠을 잘 수가 있었고 아침에 깨어났을 때는 두통도 없어졌다.

 

지난 10월 말 단풍이 한창 물들기 시작할 무렵 고향의 친구들과 함께 소요산을 갔었다. 등산객들이 얼마나 많이 몰려왔는지 등산로에는 많은 사람들로 정체현상을 빚고 있었다. 나와 친구들은 사람들의 대열에 끼어 마냥 서 있기가 조급증이 나서 길도 아닌 곳으로 오르고 올라서 정상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각자 준비해 간 도시락과 음료를 나누어 먹고 능선을 따라 하산을 하던 도중에 급체를 해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한 남자를 목격했다.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무를 부둥켜안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고 일행인듯한 두명의 남자가 그의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지나가던 등산객들이 그 광경을 보고는 체한 것 같으니 바늘로 따 줘라, 소화제를 먹여라, 119에 신고를 하라는 등 이구동성으로 참견을 해보지만 바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소화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타나지를 않았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 보았다. 김밥을 먹고 체한 것 같다라고 그들 중의 한 사람이 대답했다. 나무를 부둥켜 안고 고통스러워 하는 남자는 끅끅 거리며 식은 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침을 가지고 있는데 응급조치를 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들은 나에게 한의사냐고 물었다. 한의사는 아니지만 침을 좀 놓을 줄 안다고 대답하자 환자가 얼른 침을 놓아 줄 것을 호소했다.

환자를 바닥에 편하게 않혀놓고 침을 꺼내 사관혈과 백회, 내관, 공손, 족삼리, 중완, 관원에 침을 꽂았다. 그리고 정확하게 15분이 지나자 환자는 트림을 하기 시작했고 속이 편안해진다고 환자가 나에게 말을 했다. 환자의 얼굴을 보니 처음엔 핏기가 없어 하얬던 얼굴이 불그레해져오기 시작했다. 30분을 유침시켜야 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일행 때문에 20분만에 침을 모두 뽑았다.

나무를 부둥켜 안고 고통스러워 하던 환자는 트림을 연이어 하면서 살것 같다며 나에게 몇번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어느 날 지하철의 객차 안에서 젊은 두 남자가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점심시간을 놓쳐 제과점에 가서 빵과 우유를 사먹은 후 급체하여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구역질이 나고 나중에는 식은 땀이 나오더라는 것이다. 갑자기 뒤가 마려워 황급히 화장실로 가서 설사까지 했다는 것이다. 병원을 갈까 하다가 사무실 근처의 약국에 들러 증상을 이야기 하니 약사가 준 물약과 알약 몇 개를 먹고는 바로 괜찮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약의 신통함과 현대 의약의 발달에 대해서 함께 서 있는 친구인 듯한 남자에게 몇 번이나 예찬을 하는 것이었다.

 

음식을 먹고 급하게 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침을 맞으면 신기하게 효과를 보게 된다. 그러나 급체하였을 경우 굳이 침술이 아니더라도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사서 먹으면 금세 좋아진다. 간편하기로 따지자면 약물복용이 침 맞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침을 맞을려면 입고 있는 옷가지를 걷어부쳐야 하고 날카로운 침을 피부에 찔러야 하니 불편하고 겁나기까지 한 것이다. 이에 반해 약물은 한 모금의 물과 함께 목구멍  안으로 삼켜 넘기기만 하면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까닭으로 급체를 했을 경우 십 중 팔구가 아니라 십 중의 십은 다 약물복용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다. 약물복용과 침술작용에는 대단히 중요한 차이가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급체는 음식물을 너무 급하게 먹거나 아니면 너무 큰 덩어리의 음식물 조각을 강제로 삼켰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다. 이와 같은 무리한 과정에서 위의 근육이라든가 장의 근육이 경련을 일으킬 수 있고 따라서 소화액이 제대로 분비가 되질 않아서 생겨나는 증상인 것이다. 소화기계통의 장기들은 자율신경이 직접적으로 지배를 한다. 급체는 순간적으로 자율신경의 조절능력이 상실된 상태이다. 때로는 급체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급체 때 해당 경혈에 침으로 자극을 하면 순간적으로 작동이 멈추어 버린 자율신경계를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자율신경계가 원활하게 작동을 하면서 위나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켜 주게되며 소화를 할 수 있게 신호를 보내주는 호르몬의 분비나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급체의 상태를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급체했을 때 약물의 복용은 잘못된 상황을 정상화시키려는 인체 스스로의 노력을 전면 중단시키고 약물이 급체를 강제로 개선시키려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급체했을 때의 약물이란 소화제가 주를 이룬다. 소화제가 막혀 있는 음식물을 짧은 시간 내에 강력하게 소화를 시켜 급체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효과가 좋은 소화제는 융통성있게 사용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소화제의 효과만을 믿고 폭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소화제의 무분별한 오용이나 남용이 상습적으로 이루어지면 인체의 소화기관은 서서히 퇴화가 되어 결국에는 소화제의 투여가 없이는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체내에서 소화액이 정상적으로 분비가 되는데도 인위적으로 소화제를 지속적으로 투여를 하다보면 소화액을 분비하는 기관의 기능이 퇴화가 된다는 이야기다.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근면한 사람의 역할을 점점  빼앗아 버리면 나태해지다 못해 무능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급체를 했을 때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침을 맞는 것보다 더 현명할 수도 있다. 급체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나 식사 후 소화가 잘 되질 않느다고 아무 생각없이 소화제를 입 안으로 털어 넣는것은 소화기관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으며 자율신경계의 조절능력까지 상실하게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침술은 소화불량증을 개선시켜 줌과 동시에 인체의 소화기 능력을 증진시켜 주므로 소화제의 복용과 같은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이다.

급체에 침술은 의약품 못지 않은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좀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인체의 면역력이라든가 소화기 능력의 증진을 위해서 침을 맞는 것이 훨씬 값질 수가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출처] 침술과 소화제|작성자 침박사